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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회령시에 위치하고 있는 ‘22호 관리소’를 비밀리에 폐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든 수감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송하고 있는데 주민들 사이에선 불안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북-중 국경연선 주변에 위치한 정치범 수용소인 ‘회령 22호 관리소’에 대한 폐쇄작업을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수용소 폐쇄와 관련된 갖가지 유언비어들이 확산되는 가운데 주민들 속에서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이 엇갈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회령 22호 관리소가 비밀리에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관리소 폐쇄가 결정되면서 관리소 노무자들이 주변협동농장에 배치 받게 되었는데 일부노무자가 몰래 빠져 나와 다른 직업을 알아보고 있어 이러한 사실이 밖에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22호 관리소 죄수들을 옮기는 문제 때문에 시 보위부와 보안부 인원들이 야간에 동원되어 죄수 호송열차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며 “동원된 보위원들 조차 죄수들을 어디로 옮기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령 22호 관리소에는 관리소 경비를 맡은 보위원들과 경비대군인들 외에 구역당 위원회와 철도기술일꾼들, 체신소(우체국)를 비롯해 적지 않은 외부 근로자들이 있다는 것 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 근로자들이 주변 협동농장에 배치되는데 불만을 품고 새로운 직업을 구하기 위해 몰래 통제구역을 빠져나오면서 22호 관리소 폐쇄 사실이 주민들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2호 관리소가 폐쇄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원인은 관리소 죄수들을 어디에 옮기는가에 따라 향후 김정은 정권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관리소 수감자 이송 원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들이 돌고 있는데 그중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는 향후 김정은 정권이 정치범수용소들을 점차 축소, 폐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후계자 김정은이 개혁개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질 수 있어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 섞인 분석과 달리 보위부 간부들을 비롯해 적지 않은 주민들 속에서는 회령 22호 관리소의 수용인원이 줄어 화성 16호 관리소와 합쳐지는 단순 통합이라는 판단도 유력하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실제 통제구역을 벗어난 외부 근로자들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1980년대 6만 명 정도를 수용하던 22호 관리소가 1990년대에 기아와 혹독한 생활고로 인해 수용인원이 계속 줄어 최근에는 1만 5천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최근 중국의 항공정찰이 강화돼 부득이하게 관리소를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탄광부분 수감자들은 남겨두고 나머지 수감자들만 16호 관리소로 옮겨 군사기지건설에 동원한다는 등 온갖 추측이 이어져 주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