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김일성 주석생일 100돌 행사를 건국 이래 최대의 잔치로 치렀지만 벌써 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여주기 식 겉치레 행사만 요란했지 정작 주민들에 절실한 공급이 너무 초라해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 생일 100돌을 맞으며 평양을 중심으로 각 시, 군 단위로 건국 이래 최대의 행사를 요란하게 치렀습니다. 그런데 막상 주민들이 목 메이게 기다리던 명절공급과 배급은 너무도 보잘 것 없어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지방 도시들에서 이렇게 요란한 행사가 진행된 적은 역대 적으로 처음이라고 한다”며 “행사만 요란했을 뿐 명절 공급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당국은 이날 아침 6시까지 각 공장기업소, 인민반, 사회단체조직별로 주민들을 집합시킨 가운데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의 동상을 찾아 경의를 표하고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올리도록 조직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해마다 4.15에 맞춰 오전 10시 정도에 시작되던 ‘전국소년단연합단체대회’를 올해는 아침 8시로 앞당겼는데 이는 텔레비전을 통해 평양에서 진행되는 열병식행사를 조직적으로 시청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열병식행사 시청 뒤 주민들은 다시 혜산경기장으로 이동해 여맹과 청년동맹, 대학생들 1만 명이 동원된 대 합창 ‘발걸음’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혜산시 각 고등중학교와 소학교 학생들이 출연한 집단체조, 창격전, 태권도를 비롯한 행사들이 진행되었고 김정숙 예술극장에서는 간부들과 군인들, 혜산시와 거래하고 있는 중국인사업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강도 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저녁 7시 30분부터 9시까지 김정숙 예술극장 앞 혜산시 광장에서 군중무도회가 열렸고 무도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서 4천여발의 축포를 쏘았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또 이러한 축포놀이(불꽃놀이)는 전국의 도 소재지들에서 동시에 진행된 것이고 북한 건국 이래 지방에서까지 축포를 쏜 것은 처음이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주변 농촌지역 주민들도 자전거를 비롯한 여러 운송수단들을 동원해 100리가 넘는 길을 달려와 난생처음 축포를 쏘는 광경을 구경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은 매 가정세대 당 현미 500그램과 대홍단 밀, 통 강냉이를 합쳐 5일분의 배급을 받았을 뿐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명절 주민공급도 매 세대 당 둘쭉 술 1병과 둘쭉 단묵 1통(200그램), 된장 500그램이 전부였다며 있으나 마나 한 명절공급을 놓고 “이게 ‘강성대국의 공급이냐?”는 주민들의 비난이 거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도 “청진시의 경우 명절미 5일분을 공급했고 가정세대 당 술 한 병과 중국산 담요를 1장씩 주었다”면서 “담요의 질이 너무도 한심해 주민들이 ‘이런 것을 줄 거면 차라리 강냉이 한 키로 그램이라도 더 주는 게 났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치고(터뜨리고) 있다”고 현지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