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라진· 청진항 합의 이행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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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나진항에 이어 청진항을 중국에 개방키로 하는 등 북중 양국 간 대규모 경제협력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합의 이행에 필수인 경제개혁과 규제 완화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라진항 4, 5, 6호 부두 건설권과 50년 사용권 확보에 이어 청진항 3호 부두와 4호 부두를 30년 동안 공동 관리, 이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 간 대규모 투자와 합의의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중국 간 많은 합의들이 실제로는 이행에 실패했다며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클링너: 과거에도 중국과 북한 간 많은 경제 분야 합의가 있었지만, 많은 경우 이행에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원인은 북한이 합의 이행에 필요한 경제 개혁이나 규제 완화들에 반대해 왔기 때문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단둥 신의주 경제 특구는 물론 나진 특구도 사실상 실패했고, 최근에도 중국 대형 기업과 대형 투자가 파기됐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North Korea Economy Watch’ 즉, ‘북한 경제 감시라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를 운영 중인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 씨는 북중 간 합의가 단기적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큰 반면, 이번과 같이 30년 이상으로 장기적인 계약이라면 합의를 이행하는 데 걸림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맬빈: 북한은 중국과 맺은 다수의 합의들을 성공적으로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은 중국과 이미 쌓아온 정치적 우호 관계 등을 이용해 협상에 있어 유리한 계약을 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장단점을 고려할 때, 북 중간 합의가 장기화될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북한 나선에 투자 모색을 위해 방문하고 온 싱가포르의 비영리단체 조선 익스체인지(Chosun Exchange)의 안드레이 아브라미안 대표는 북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 투자자들과 북한 측 간 이뤄졌다고 소문으로 알려진 나진항 4,5호 부두 건설에 대한 합의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항만 이용을 둘러싼 북·중 간의 견해차도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출해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부두만 쓰고 싶어하는 반면 북한은 중국이 항만 주변에 거창한 산업단지를 개발해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업이 걸핏하면 중단되는 게 다반사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