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중심 김정일 후계 구도 준비

한국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김정일 위원장 주변의 권력 구도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 한국과 미국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를 위한 소위 ‘충성 그룹’이 형성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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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8월 중순 "중풍을 앓았지만 정신을 놓을 정도로 심하지 않았고, 왼손을 살짝 떨고 몸이 왼쪽으로 조금 기울 정도여서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수준"이라고 서울에 있는 대북 정보 소식통이 26일 밝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북한의 권력구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징조는 뚜렷하지 않다"는 25일자 언론 보도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왔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25일자 언론 보도가 인용한 한국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김 위원장 주변의 권력 구도에는 의미있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장성택 행정부장을 중심으로 김정일 후계 구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RFA와 통화를 한 대북 정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얻은 장성택 부장을 중심으로 당과 군의 60대 초반 지도자들이 김정일 후계 구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누구를 후계자로 지목할지는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지만, 언젠가 후계자를 선택할 경우 그를 위한 지지자 그룹을 장성택 부장을 중심으로 형성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양무진 교숩니다.

양무진: 김정일이 후계자를 만약에 내정하면, 장성택을 중심으로 50대, 60대의 중심 세력, 다시 말해서 김정각이나 김격식, 이러한 후계자에 대한 충성 그룹이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한미가 공유하고 있는 ‘의미있는 변화’가 아닌가…

김정일 위원장의 매재인 장성택 부장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있다가 비리 혐의로 2004년 혁명화 대상이 됐으며, 2년후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한 직후 작년 10월 당 행정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무진 교수는 작년 10월 이후 장성택 부장이 북한 체제 전반에 대한 사정 작업을 벌였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은 지난 8월 이후 김 위원장의 교시와 노작을 잘 받들어 김 위원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