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중국내 한국 공관에 장기간 체류해 온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작은딸 영옥 씨 가족이 지난 1일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큰딸 영숙 씨는 동생 가족을 만나면 "제일 먼저 아버지의 묘소로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큰딸 영숙씨는 동생 영옥 씨 가족이 한국에 입국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백영숙: 꿈인지… 사실인지 아닌지 몰라서… 그리고 마음이 막 들뜨고 그러니까… 그저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동생 영옥 씨는 자신의 딸과 아들을 데리고 지난 2009년 5월 탈북해 한국행을 희망하며 베이징에 있는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간 지 2년 10개월 만에 지난 1일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제3국 추방형식으로 이들의 한국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한국행은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2004년 서울에 정착한 큰 딸 영숙 씨가 이들의 입국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한국방송 KBS가 4월3일 관련 사실을 최초로 보도하기 "5분 전"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이들의 입국은 비밀리에 이뤄졌습니다.
백영숙: KBS 기자가 저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줬어요. 동생이 한국에 왔다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좋아서 '어쩌지' 하고 있는데, 뉴스에 나오더라고요.
기자: 그럼 아직 만나보지는 못하셨네요?
백영숙: 네, 아직 못 만났어요.
기자: 통화는 해 보셨습니까?
백영숙: 아직 통화도 못 했어요.
현재 영옥 씨 가족은 관계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숙 씨는 가족을 만나게 되면 아버지의 묘소를 제일 먼저 찾고 싶다고 말합니다.
백영숙: 제일 먼저 우리 아버지에게 (묘소에) 찾아가서 (가족을) 데리고 왔다고 인사를 올리고, 그 다음에 아버지 고향인 청도에…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청도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하셨거든요.
아버지 백종규 씨는 유해만 남한으로 송환된 첫 번째 국군포로입니다.
종규 씨는 6•25전쟁 중 북송돼 평생 아오지 탄광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1997년 사망했다고 큰딸 영숙 씨는 말합니다.
그는 "시신이라도 고향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를 지키기 위해 영숙 씨는 "세 차례 탈북과 두 차례 강제 북송 끝에" 2004년 아버지 유해를 갖고 한국에 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백종규 씨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국방부가 매년 발간하는 국방백서와 통일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4년간 제3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국군포로 당사자는 10명입니다. 노무현 정부 4년간(2003~2006년) 입국한 국군포로 당사자는 37명입니다.
국군포로 가족의 경우는 이명박 정부 3년간 48명이 한국에 입국했고, 노무현 정부 3년간은 62명이 입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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