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권력 약화 왜 방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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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일 위원장 사후 북한 권력이 후계자 김정은에게로 순조롭게 이양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그렇게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지방권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상급의 지시가 제대로 내려먹히지 않는다는 관측이 북한 주민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북한내부 소식통들과 주민들은 거름생산과제에 대한 물음에 제각각의 답변을 내 놓아 혼선을 초래했습니다. 일부 소식통들의 경우 자신이 맡은 거름생산 과제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아예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직장별, 인민반별, 또 소속된 조직별로 제각각 거름생산과제를 주다보니 개인별 과제가 얼마인지 관심도 없다며 직장이나 인민반에서 거름생산을 가자고 하면 그냥 형식적으로 따라 갈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해당 기관들마다 량을 부풀려 계획을 맞추는데 만 급급하다며 주민들도 거름생산에 빠짐없이 참가했다는 명분만 세우면 되지 구체적인 생산량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강화된 국경통제 조취와 관련해 송사리들만 묶여 있을 뿐 왕초(큰손)들은 오히려 더 크게 한다며 김정일도 막지 못한 국경을 김정은이 막아보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마당에서 팔리는 식량의 경우, 적지 않은 몫을 소규모의 밀수꾼들이 감당했는데 국경통제가 강화되면서 밀수 왕초들이나 외화벌이기관들, 중국에 친척이 있는 장사꾼들이 독점하게 되어 국경연선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탈북브로커들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연계에서 여전히 국경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탈북을 돕고 있다고 밝히고 필요한 자금만 있으면 지금도 북한지역 어디에서나 주민들을 중국으로 빼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소규모 밀수는 막혔지만 큰돈이 오가는 밀수는 여전히 살아있고 장마당이나 열차에 대한 통제도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지방간부도 국경이 통제되는 데다 열차까지 뛰지 않으면서 일반 주민들은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 상태에서 더 조이면 주민들의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겉으로 보기엔 평온한 것 같지만 지금은 양쪽 다 긴장하게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들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은 김정은 쪽도 최대로 자중하고 있고 주민들도 새로운 지도자가 어떻게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