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고 실세 김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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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후 1년 만에 북한의 최고 통치자로 김정은 체제가 안착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북한을 움직이는 숨은 실력자는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와 장성택 부부라고 북한 관료들이 밝혔다는 주장이 중국 내 북한 소식통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의 최고 통치자 김정은 제1비서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막후에서 실질적으로 북한의 정책결정을 통괄하고 있다고 북한의 관료들이 언급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최근 중국 출장에 나선 북한 권력기관의 간부(과장급)들을 만나 그들의 출장 업무를 도와준 중국 선양의 한 대북 소식통은 11일 “북한 관료들이 조선은 김정은 제1비서의 나라가 아니라 김 비서의 고모와 고모부의 나라가 됐다면서 장성택 내외에 대해 불만 섞인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들 북한 관료들은 북한의 주요 인사가 장성택과 김경희의 의중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김정일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군 수뇌부 4명이 모두 제거된 것도 장성택과 김경희의 주도하에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관료들의 말에 따르면 우동측 보위부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자동적으로 퇴진한 것이지 숙청당한 게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 밖에도 “북한 관료들은 김정은 제1비서가 올라오면서 주민들은 물론 관료들까지도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었지만 이에 대한 진전이 별로 없는 것도 김경희 장성택 부부가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장성택 김경희 부부가 북한권력의 실세로서 김정은의 개방정책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은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만난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의 증언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의주의 한 주민은 “과거 장성택 부장이 내려 앉았다가 노동당 행정부장으로 다시 올라오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비사회주의 척결’을 구실로 대대적인 검열선풍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제거하고 감옥에 보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평양의 한 주민도 “조선의 최고 실세가 김정은 제1 위원장의 고모와 고모부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간부들 중에서도 장성택, 김경희에 줄을 대고 있는 간부들이 진짜 간부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어느 나라나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 권력자를 향하게 마련”이라면서 “북한도 예외는 아니며 장성택과 김경희를 향해 주민들의 불만이 집중된다는 사실은 김정은 제1비서의 입지가 아직은 굳건하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