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신경제 조치가 도입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물가가 갑자기 급등했지요, 북한에는 보이지 않게 가격을 조종하는 '큰 손'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경제조치가 나오더라도 물가 폭등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중순 평안북도 국경지역에서 쌀 1kg은 3천200원~3천 500원 가량에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쌀값과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8월에는 6천 500원, 9월에는 7천원까지 올랐습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은 "새로운 경제조치가 나올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외화를 보유하려는 주민들이 대거 달러와 위안화를 사들이면서 쌀 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반응했습니다.
거기에다 쌀을 가진 도매상인들이 현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일대 혼란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북한 정부의 새로운 경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적인 시장 상인들이 외화와 현물을 사재기한 원인도 있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게 시장 가격을 주무르는 '큰 손'들의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7년에 한국에 나온 한 탈북민은 평안남도 평성과 남포를 비롯한 큰 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돈주들이)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을 가지고, 외화 돈 장사들에게 비싼 비율로 외화를 콱 사들이면서 환율이 단번에 반짝하다나니까....전국적으로 쌀 가격이 폭등하고...."
북한에서 가장 큰 종합시장으로 소문난, 평성시장과 순천, 남포 종합시장은 하루 이용자가 10만 명을 웃도는 등 큰 교역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성 종합시장(암시장)에서 큰 손들이 외화를 대량 사들이면 평양시의 외화상점(국영상점) 환율이 뛰어오르고, 순천 장마당에서 큰 손들이 공산품을 사재기하면 전국에서 공산품 가격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 탈북자는 "이들은 북한 권력층과 깊이 연계 되어 있어 쉽게 처벌하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현재 조선에서 새로운 경제조치가 구체화 되지 않아서 그렇지 이제 노동자의 월급을 얼마로 정하는가에 따라 쌀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2002년 북한이 7월 1일 경제조치를 취했을 때도 노동자의 월급을 20배 올려주자, 장마당에서 kg당 100원에 팔리던 쌀이 단숨에 10배 뛰어 1천원에 거래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 정부가 노동자의 월급을 10배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그렇게 되면 인상된 만큼 시장 가격이 오를 것이란 분석입니다.
특히 올해 북한에서 가뭄과 태풍으로 농작물 수확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쌀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제발 이젠 인민들이 자체로 먹고 살게 국가가 가만 놔두었으면 좋겠다"면서 "국가가 시장물가를 잡으려고 손을 대면 댈수록 그 불똥은 그대로 일반 주민들에게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