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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북한당국은 김정일 우상화와 선군정치를 선전하기 위해 세운 대형 조형물들에 무장군인을 동원해 경비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사후 추도행렬에 나선 주민들의 질서유지와 혹시 있을지 모를 김정일 정권의 폭압정치에 분노한 주민들이 조형물들을 훼손하는 사태에 대비해서 취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부터 김정일 우상화를 위해 설치한 대형 조형물에 특별 경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중순 평양에 들어갔다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당국의 외국인 출국조치에 따라 급히 귀국한 중국인 왕 모 씨는 “김정일 위원장 사진이 걸리고 밑에는 선군정치 찬양 글들을 적어놓은 대형 석재 조형물들에 무장한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왕 씨는 “중국에서 열차로 평양에 들어갈 때는 차창 너머로 본 김정일 우상화 선전 조형물들에 아무도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중국으로 돌아올 때 보니 총을 멘 군인들이 경비를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왕 씨는 “김 위원장 사망 후 혹여나 성난 민심이 이것들을 훼손하지나 않을까 우려한 북한 당국의 조치로 여겨진다”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또 “현재 평양에는 김 위원장의 동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부자가 함께 서있는 대형 초상화 앞에 마련된 추모장소에 각 단체별로 하루에 한 번씩 조문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외국인들에게 24일까지 북한을 떠나라는 지시를 내리고 나서 중국으로 향하는 교통편이 턱없이 모자라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중국 선양의 한 대북소식통은 “평양발 베이징(북경)행 열차는 통상 침대 객실을 두 칸씩 달고 운행해왔는데 좌석 칸을 몇 량 더 추가해 신의주까지 운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침대칸에는 베이징까지 가는 장거리 손님들 위주로 태우고 선양이나 단동 등지의 손님들은 추가로 마련된 좌석 칸에 태워서 신의주에 하차하여 자동차편으로 압록강 너머의 단동으로 귀국시키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외국인이 북한의 일반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어렵고 일반열차의 상태가 열악하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다” 면서 “현재 국제열차편을 이용할 경우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약 5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