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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지난해 ‘150일 전투’에 이어 올해에도 ‘농촌동원’을 구실로 장마당 개업시간을 크게 축소했습니다.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던 주민들의 불안이 증가하고 물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조선중앙TV 녹음: 어디까지나 농사의 주인은 농장원들이 아닙니까? 최근시기에 들어와서 그들의 정신력이 비상히 높아졌습니다. 게다가 구역안의 많은 지원자들이 농장에 나와 농사일을 도와주니 성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모내기를 비롯한 농사소식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5월 20일, ‘밥술을 뜨는 사람은 누구나 없이 농촌을 지원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농촌지원을 독려했습니다. 하지만 온갖 동원에도 농사일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최근에는 주민들을 농촌지원에 끌어들이기 위해 장마당운영시간을 축소하고 나섰습니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농촌동원과 관련해 6월 1일부터 장마당 운영시간이 크게 축소되었다”며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만 장마당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저녁시간에만 장마당을 보도록 조치를 취하게 되자 때대끼(하루살이)를 하는 사람들은 당장 쌀을 사지 못해 아우성”이라며 “영세 장사꾼들은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고통을 겪고있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이렇게 장마당 운영시간을 축소한 것은 지난해 4월 말부터 시작된 ‘150일 전투’이후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대학생 모씨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6월 4일부터 각 대학들과 중학교 3학년 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농촌동원에 나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우리도 당장 농촌동원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전화통화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국이 시장제한조치까지 하면서 주민들을 농촌동원에 내몰고 있으나 “농촌에서는 이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농촌에 일손이 모자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장마다 지원노력을 못 받겠다고 야단들”이라며 “지원자들이 들어오면 농장에서 그들을 먹여주어야 하는데 지금 식량이 없어 농장원들도 먹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왜 장마당부터 없애려고 날뛰는지 모르겠다”며 “장마당이 있어야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고, 우선 먹어야 일하러 갈 수 있을게 아닌가?”며 북한당국의 시장제한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지난해에도 지금처럼 시장을 제한하면서 농촌동원에 내 몰았지만 농사는 형편없었다”며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농장에 나가 일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해 지원자들의 식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 당국의 이번 농촌지원조치가 실패할 것 임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