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반체제화 우려 사조직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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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보안기관들이 주민들과 군인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친목회를 비롯한 사조직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사조직들이 앞으로 후계자 김정은에게 대항할 수 있는 반체제 세력이 되는 것을 두려한다는 지적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와 군 보위사령부 등 보안기관들이 '친목회', '의형제'등 사조직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한 국경지역에 살고 있는 김철만(가명)씨는 보위지도원을 하는 자신의 형으로부터 "앞으로 동창회, 친구모임에서 정치적 발언을 주의하라"는 암시를 들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 씨는 "요즘 보위부에서 정보원들을 통해 중학교 동창회, 대학동창 모임 등 친목회 조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모임이 언제, 어디서 열리고, 인원수는 얼마인지, 무슨 내용을 토론하는지를 알아본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한 탈북자는 "며칠 전 (자기네)당비서가 일부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러쿵저러쿵 수군대는 것은 수령과 당, 대중의 일심단결을 좀 먹는 종파주의와 같다고 말했다"면서 "생일, 아들 돌잔치, 제사 등에 모여 술판을 벌이는 것도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어긋나는 것으로 다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보위부와 당기관이 이처럼 사조직 모임을 단속하는 이유는 주민들 속에서 최근 후계자로 된 김정은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김정은의 유일영도체계를 세우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경지역에서는 김 씨 왕조의 3대 세습을 풍자한 '곰 세 마리' 노래가 공공연히 불린다는 소문이 돌고, 또 지난 10월 초에는 평양과 평성 지방에서 김정은 권력세습을 비난하는 반체제 사건이 적발되었다는 소문도 도는 등 내부민심이 심상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자그마한 대화 공간도 허용하지 않고 강하게 단속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지난 10월에 들어서만 두 차례나 국가안전보위부를 방문한 것도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보위부에 힘을 실어주어 3대 세습체제의 안정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 보안당국의 이러한 감시는 군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군인 출신 탈북자들로 구성된 북한인민해방전선은 "최근 북한군 내부에서도 당세포, 청년동맹 조직별로 군인들 사이에 친우관계, 관병관계(장교 사병 관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군 총정치국에서 진행하는 이번 조사는 군인들 속에서 군사 쿠데타 움직임 같은 것을 사전에 적발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