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444일 시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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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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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경험이 있는 탈북자가 시위현장에서 얼굴을 가린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다. -RFA PHOTO/박성우

중국 정부는 자국내 탈북자들을 난민이 아닌 불법이주자로 간주하고 국제연합 즉 유엔이 정한 “난민 원국적 송환 금지” 원칙을 무시한 채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해 국제적인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답게 이제는 탈북자들의 인권을 중시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23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이곳 서울 명동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는 구호가 써진 현수막과 글자판 같은 시위 용품을 든 약 30여명의 남한 사람들이 탈북 난민을 강제로 북송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습니다.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도 눈에 띕니다. 중국 북경 올림픽이 444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강제 북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까지 매일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시위 현장에는 지난 2005년 중국에서 강제로 북송됐다가 어렵게 다시 탈북해 작년에 남한에 들어온 김명순씨도 참석했습니다. 가명을 쓰는 김씨는 중국 공안에 잡힌 후 수용소에서 목격하고 직접 겪은 일들을 격한 목소리로 시위 현장에서 하나하나 진술했습니다.

김명순: 중국 감옥에서도 때려요. 누가 안때린다고 그래요? 북한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구요. 진짜 개나 짐승처럼 취급하고 때리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고 이쁜 여자 있으면 막 성폭행 하고...

김씨는 또 중국땅에서 서러움 받으면서 숨어 지낸 날들과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당한 고초를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명순: 저는요 애기 데리고 있으면서 단 하루도 안 운 적이 없어요. 진짜 비오는 날이면 고향이 생각나서... 엄마 아빠 그리워서 맨날 울구요. 경찰이 붙잡으로 오면 사정도 해 봤어요. 그래도 자유를 찾아 왔는데 한번만 용서 해 줄수 없나... 무관심한 거에요. 발로 차면서...

이런 다시는 되돌리고 싶지않은 일들을 비단 김명순씨만이 겪은 건 아닙니다.

중국 내에는 대략 30만 가량의 탈북자들이 숨어 지내고 있는데 이들이 한 달 평균 적게는 3백명 많게는 5백명씩 강제로 북송되고 있는 것으로 시위에 참석한 <탈북난민 강제송환저지 캠페인>의 정 베드로 목사는 추정했습니다.

이들 탈북자들을 중국 정부가 난민이 아니라 불법 이주자로 간주하는 것이 문제라고 밝힌 정 목사는 중국이 인본주의의 상징인 올림픽을 준비하는 만큼 그에 걸맞게 탈북자 강제 송환은 중단해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정 베드로: 그 중에 최소한이라 할 수 있는 강제송환 금지만은 중국 정부가 문명국가의 탈을 쓰고 있다면 지켜야 된다는 것이 오늘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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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강제북송 1인시위-RFA PHTO/박성우

만약 중국 정부가 탈북자 강제 송환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지금은 이곳 중국 영사관 앞에서 이렇게 시위를 하고 있지만 2008년 올림픽이 열리는 당일에는 시위 현장이 바로 중국땅 베이징이 될 거라고 <기독교사회책임>의 김규호 목사는 밝혔습니다.

김규호: 북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그날에 우리가 천안문 광장을 시위 물결로 뒤덮고 전세계에 중국 정부의 비인권적 처사를 알리는 기습시위를 할 것을 공언합니다.

시위 현장에 참석한 기독교 인권 운동가인 팀 피터스 (Tim Peters)씨는 앞으로 444일 동안 시위가 이어질 것인 만큼 국제 연대를 통해 전 세계가 북한인권이 신장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팀 피터스: (Yes I think we will make every effort....)

"네. 물론입니다. 저는 우리가 모든 노력을 다 해서 매우 건설적인 방향으로 폭넓은 협력을 이루고자 합니다."

<탈북난민 강제송환저지 국제 캠페인>은 오는 9월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 앞에서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비판하는 시위를 가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