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현직 검사가 아내를 살해하는 끔직한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잘 나가던’ 한 검사가 아내를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봄 청진시의 30대 허모 검사가 아내를 칼로 찌르고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법적 제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 검사는 든든한 가정 배경을 등에 업고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교를 졸업한 뒤 청진시 검사로 배치 받았다”면서 “하지만, 아내와 가정불화를 빚다가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허 검사의 아버지는 회령시당 책임비서를 지낸 허영기로, 이들 부자는 노동당과 사법계의 핵심 부서에서 큰 권한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 검사가 무엇 때문에 강력범죄를 저질렀는지, 또 어떤 법적 제재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또 북한당국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입을 봉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당국이 허 검사 사건을 숨기는 이유는 그가 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권력기관에 대한 원성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허 검사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당과 보위부 등 권력기관원들의 입을 통해 외부에 늦게나마 알려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도 핵심계층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어물쩍 덮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사건은 강력범죄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피한 것 같다고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허 검사의 아버지인 허영기도 사건발생 이후 회령시당 책임비서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회령지방의 주민도 “허영기는 2001년 회령시당 책임비서로 부임되어 온 뒤,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고향을 잘 꾸린다고 여기저기 공사판을 벌여놓아 허물기라고 불렸던 인물”이라면서 “그런데 지난해 5월 중앙당의 검열을 받고 해임철직 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