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함경북도 회령시 망향동 분주소장이 마약밀매 혐의로 해임철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힘없는 일반주민들에게는 혹독하게 적용되던 마약범죄가 보안부 간부에게는 형식적으로 적용돼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반민주적 사회풍조, 힘없고 돈 없는 북한 주민들은 이런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일상으로 받아 들인지 오래됐습니다. 최근에도 함경북도 회령시 망향분주소(파출소) 소장이 마약밀매에 나서다 발각되었지만 처벌은 단순한 해임철직에 그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됐던 보안서 망향 분주소장이 8월 15일, ‘대사령(사면)’을 받고 풀려났다”며 “지금은 회령철제공장에 혁명화로 배치됐지만 출근조차 하지 않고 집에서 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47살인 김 씨성의 분주소장은 지난해 11월 23일, 평양에서 열렸던 분주소장회의에까지 참가해 그동안 모범일꾼으로 평가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달 초, ‘동약관리소’ 약초수매원인 그의 아내가 몰래 마약을 팔다 현장에서 체포되면서 며칠 뒤 남편인 망향분주소장도 회령시 보위부에 구속됐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남편이 구속된 뒤 그의 아내는 며칠도 안돼 보위부에서 풀려났다”며 “대신 남편인 망향분주소장은 한 달 넘게 보위부에 구류돼 있다가 ‘광복절’을 맞으며 ‘대사령’이 내려 풀려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보통 마약사범인 경우 그 량이 많고 적고를 떠나 무조건 노동교화(교도소)형이고 최고 사형에까지 처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망향분주소장은 아내가 직접 마약을 팔다 현장에서 체포됐음에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데다 본인도 ‘혁명화’로 노동현장에 내려간데 불과해 회령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회령시 망향동에 산다고 밝힌 한 주민은 “망향동 분주소장이 마약중독자라는 사실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며 “그의 아내 역시 마약중독자인데다 남편을 등에 업고 몰래 얼음(필로폰)과 아편을 팔아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워낙 망향분주소장이 지은 죄는 크지만 그의 형제들이 모두 중앙당과 국가보위부에 있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풀려났다며 그러한 사실로 하여 망향동 주민들이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소식통들은 “전임망향분주소장도 술과 마약을 한 상태에서 오토바이 몰다가 사고를 내 배전부 노동자를 치어 사망케 했다”며 “그 당시에도 그 분주소장이 해임철직으로 처벌을 면했는데 이번에도 꼭 같은 일이 되풀이 되었다”고 사법당국을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