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생들은 공부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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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첫 합작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교'의 학생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경쟁적으로 학업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곳과 비교해 최고의 수준, 최고의 시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평양과학기술대학'은 천국과 다름없다는 설명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내용을 들어봤습니다.

"북한 학생들, 잠도 안 자며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지난해 정식으로 개교한 북한의 '평양과학기술대학(PUST)', 즉 '평양과기대'의 교수가 8일 밝힌 내용입니다.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평양과기대'의 교수는 이 대학에 재학 중인 북한의 학생들이 하루에 3~4시간 정도밖에 안 자면서 밤늦도록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습니다.

원래 '김일성 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북한의 명문대 출신으로 모두 뛰어난 학생들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에 재학생들 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작용해 매 강의마다 집중해서 듣고 대부분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는 등 학구열에 불타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이 '평양과기대' 교수는 소개했습니다. 물론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평양과기대'의 재학생들은 학교생활도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매끼 식사가 따뜻한 쌀밥과 세 가지 반찬이 기본으로 나오고 뜨거운 물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어려운 북한의 경제 상황을 비춰볼 때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마치 천국처럼 느끼는 것 같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또 학생들의 표정은 전체적으로 매우 밝지만 사상적으로는 철저하게 무장돼 있으며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에 대해서는 말도 제대로 꺼낼 수 없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서로 경쟁하는 모습은 여느 일반 대학생과 다르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평양과기대'는 '농생명식품공학부'와 '정보통신공학부', '산업경영학부' 등 3개 학과로 구성돼 있고, 미국과 영국, 독일, 중국, 네덜란드 국적의 교수 47명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여전히 평양을 비롯한 대학 내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수시로 정전이 되기 때문에 한 예로 어느 외국인 교수가 이를 대비해 광산에서 사용하는 앞에 전구가 달린 모자를 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교수 중에는 목사는 물론 기독교 신자도 있는데 교수들끼리 자유롭게 예배 모임을 해도 어떤 제재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평양과기대'는 한국과 북한의 합의로 2003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정식으로 개교했습니다. 현재 '평양과기대'에는 석․박사 과정의 학생 160명이 공부하고 있으며 오는 3월에도 석사 과정의 신입생 100명이 입학할 예정이고 특히 미국 내 대학과 학술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만성적인 식량난과 화폐개혁의 여파 등으로 요즘 평양의 경제 상황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고 '평양과기대' 교수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