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평양의 도심 고층아파트가 밤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가 하면 여성들의 옷차림이 이전보다 화사해졌다고 최근 북한을 취재한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최소한 겉으로 보기엔 북한의 경제 상황이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월 말 평양의 창전거리. 환하게 조명을 밝힌 고층 아파트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가 최근 전한 평양의 밤거리는 서방세계의 여느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NHK 녹취: 북한이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념과 달리 밝은 불빛이 평양 중심 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고층빌딩이 도심 한가운데 속속 들어서고 옥류관 등 대형 음식점은 평양 시민들로 붐빕니다. 도심에서 마주친 북한 여성들의 옷차림도 과거보다 세련되고 더 화사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습니다.
청진, 함흥, 원산 등 지방 도시들도 이전보다는 여유가 있어 보였습니다.
원산 해수욕장에서 마주친 한 가족 단위 피서객은 고기를 함께 구워먹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NHK 녹취: 즐거운 휴식 한 때를 보내면서 가족끼리 고기를 이렇게 구워먹고 있습니다.
청진 등 지방 도시에서도 말끔한 차림으로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걸어가는 북한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최소한 겉으로 보기엔 김정은 체제 아래서 북한의 경제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은 듯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NHK 녹취: 북한 주민들의 삶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았습니다. 풍요로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굶주리지도 않아 보였습니다.
방송은 북한 당국이 평양 외 지방을 외국 언론에 공개한 건 김정은 체제 아래 사실상 처음이라며 특히 군사시설 외에는 촬영에도 거의 제한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새 지도자인 김정은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려 애썼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버스를 타고 평양을 빠져 나와 지방으로 향하던 중 마주친, 태풍으로 유실된 도로를 한 무리의 북한 주민들이 변변한 장비없이 맨손으로 복구하는 등 낙후된 상황도 여전했습니다.
방송은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체제의 근간이랄 수 있는 선군정치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개혁 전망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NHK는 일본인 묘지 참배와 유골 발굴 준비를 위한 민간단체의 방북에 동행했으며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10일간 북한에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