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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평양시 주민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애완견 사육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방 도시들에서는 여전히 식용으로 애완견을 키우는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내에서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작은 애완견들을 식용으로 사육하는 일이 주민들 사이에서 좋은 돈벌이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평양시 아파트들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식용애완견 사육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취해진 조취(조치)라는데요.
이렇게 애완견 사육 금지령까지 내리게 된 연유가 동물보호차원이 아닌 “도시 위생문화 사업에 저해가 되고 건물을 못 쓰게 만든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 평양시에 다녀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시내 개선청년공원 안에 있는 단고기(개고기)국집에 갔는데 애완견 단지곰(곰탕) 하나에 8달러에 팔고 있었다”며 “다른 단고기집들에서도 모두 그렇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애초에 10달러 하던 곰탕 값이 8달러, 북한 돈 2만 5천원으로 갑자기 내린 사연을 설명했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3~4월 위생월간’을 맞으며 위생문화 차원에서 식용으로 키우는 애완견을 모두 없애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이로 하여 단고기집들마다 일시적으로 식용애완견들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값도 내렸다고 합니다.
평양시내에선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돈벌이가 마땅치 않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식용목적의 애완견을 대량으로 키워 생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체구가 작은 애완견이 이렇게 식용으로 대량 사육되게 된 것은 풀을 먹는 토끼에 비해 폐사율도 적은데다 냄새도 적고 먹이마저도 얼마 들지 않아 키우기 쉽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합니다.
평양시의 경우 새끼 애완견 한 마리에 4천원, 짖지 못하도록 성대제거수술을 하는데 200원씩 밖에 들지 않는데 여러 층으로 된 우리에서 키우면 아파트 한 칸에서도 5~60마리정도는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양강도 소식통도 “평양과 남포, 평성지방에서는 애완견을 키워 돈벌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양강도 사람들도 애완견을 많이 키우지만 나중에는 개고기집에 팔아버린다”고 말해 오랜 식량난에 시달려온 북한사람들이 애완견 고기를 먹는 것이 식습관으로 되어버렸음을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8년, ‘애완견을 잡아먹는 행위는 미개한 인종들에게서나 있을 수 있는 야만행위’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있은 후 식용으로 애완견을 키우거나 단고기국 집들에서 애완견 고기를 파는 행위들을 강하게 단속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단속이 뜸해지면서 식용으로 애완견을 키우는 행위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특히 북한에는 동물학대법이라든지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이 전혀 없다는데 대해 강조하며 이 때문에 “주민들이 애완견 고기를 식용으로 쓰는데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주민의 문화적 이질감 해소 차원에서도 이와 관련된 대책이 시급함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