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과기대 준공식 무기한 연기될 듯

남북관계 악화로 남북 합작의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준공과 개교가 다시 미뤄졌습니다. 지금으로선 언제 문을 열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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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12월쯤 준공식을 열기로 했던 평양과학기술대학이 최근 남북관계의 악화로 준공식과 개교를 내년 4월로 연기했지만, 내년 4월도 장담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과기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관계자는 "이런 남북관계 속에서 어떻게 준공 행사를 열 수 있느냐"면서 "북한 당국에서는 계속 준비를 더 하자는 입장만 내놓을 뿐, 준공식 행사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고 말했습니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우리가 건물을 다 지었지만,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준공식이나 개교를 한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있잖아요. 4월이 아니면 더 시간이 가더라도 남북관계가 좋아질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소식통은 "평양과기대의 개교는 남북관계가 복원되지 않는 한 무기한 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현재 16동의 건물이 거의 완성된 상태이며, 일부 실습장비만 들여오면 개교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 설립은 한국의 민간단체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의 합의로 추진됐습니다.

2002년 6월에 착공된 평양 과기대는 지금까지 총 200억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예산은 교회 헌금이나 기업인들의 기부금을 통해 충당됐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통일부에서 남북협력기금의 명목으로 10억원을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남북한 공동협력으로 건설했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이 거의 자금을 투자한 셈입니다.

평양과기대는 북한의 경제개발과 국제화에 도움이 될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남북 화해와 협력의 기반을 다진다는 의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평양과기대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예산이 초과 투입되면서 자금 부족으로 몇 차례 공사가 중단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 1998년에는 설립자 김진경 총장에 대한 간첩설로 김 총장이 6주 동안이나 구금된 적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