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양에 폭동진압용 탱크 은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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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가족의 경호를 맡고 있는 호위사령부가 평양시 도심에 탱크(땅크) 수십 대를 은폐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왜 탱크들을 수도 중심가에 숨겨놓고 있는 지 최민석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전 세계 곳곳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인터넷 위성지도-구글어스(Google Earth). 이 위성지도로 북한 평양시를 살펴봤습니다.

대동강을 경계로 서북쪽에는 김일성 광장과 김일성 동상이 있고, 강 건너편에는 주체사상탑과 당창건 기념탑이 보입니다. 이 지역을 가리켜 일명 평양시 중심구역이라고 말합니다.

바로 이 일대에 김정일 호위부대가 중형 탱크 50여대를 숨겨놓은 것으로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탱크 부대의 위치는 한 곳.

평양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호위국 탱크 부대는 대동강 구역 문흥동에 위치해있고, 이밖에 여러 곳에 분산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인터넷 위성 지도를 확대시켜 대동강 구역 문흥동 일대에 위치한 탱크 부대를 살펴봤습니다. 릉라교에서 김만유 병원 쪽으로 뻗은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김만유병원 정문 앞 도로 건너편에 널찍한 운동장을 낀 부대 병영이 눈에 띕니다.

평양 출신 탈북자 김정미(가명) 씨는 "대동강구역 문흥고등중학교 바로 뒤편에 호위국 소속 땅크 50여대가 있다"면서 "그 곳에는 한 개 대대급 부대가 있는데 1년에 한 번 정도 기동훈련을 한다"고 RFA에 말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평양에서 살았던 김 씨는 "이 땅크들은 시민들의 눈을 피해 밤에만 기동한다"며 "기동할 때 엔진소리가 너무 요란해 그 일대 사람들이 잠을 자지 못한다"고 떠올렸습니다.

"기동시 탱크 운전병들이 기술이 부족해 도로 표지판을 들이받거나 청사나 주택의 담장을 무너뜨려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그러면 군인들은 시멘트와 공구를 가지고 수리하러 다녔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기름이 부족해 제대로 기동이 어려웠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김정미 씨는 "이 탱크 부대는 특수기지로 지정되어, 외부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면서 "탱크들도 모두 지하에 들어가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탱크 부대 가족들의 말을 인용해 정미 씨는 "이 같은 탱크들이 모란봉 밑에도 있다"고 증언했지만, 정작 인터넷 지도로 찾는데 는 실패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광진 연구원도 "김일성이 생존해 있을 때 금수산 의사당 주변에도 1개 대대급 땅크 부대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일성 사망 후에 금수산 기념궁전이 들어서면서 이 탱크들이 여전히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라 호위사령부 소속 탱크 부대의 위치를 살펴봤습니다.

모두 김정일과 그 가족들이 있는 저택, 우상화물이 집중되어 있는 중심구역입니다. 대동강 구역에 위치한 탱크부대도 금릉다리와 청류다리, 옥류교 등을 차단하면 남쪽에서 평양시 중심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전면 차단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평양시 중심에 대규모 탱크를 숨겨놓은 이유는 폭동, 시위 등 반체제 사태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북한이 평양시 방어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평양방어사령부처럼 도시 외곽에 탱크를 배치해도 되겠는데, 무엇 때문에 도시 중심에 배치했겠는가"고 의문을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