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미국인 “평양 상점 텅비고 호텔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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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조차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민간단체의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상점은 텅텅 비었고, 호텔에 머무는 외국인도 줄었으며 건설공사도 주춤한 모습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지원을 위해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 내 민간단체의 관계자는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수도인 평양도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비참한 모습이었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지난달 말 북한의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관계자는 평양 내 시장과 상점의 문이 대부분 닫혀 있고 문을 열어놓은 곳조차 물건이 거의 없었다며 평양의 경제활동이 마비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신이 묵었던 고려호텔의 한식에 김치가 없을 정도였다며 물가가 비싸 담그지 못한 이유인지 10번 넘게 북한을 방문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또 화폐개혁 이후 경제적으로 힘든 탓에 유로화와 달러화, 위안화 등 외국 화폐의 사용이 허용되기 시작했다면서 다시 통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또 고려호텔에 묵는 외국인도 별로 없었고 평양 내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던 건축공사도 중단되거나 뜸한 모습이었으며 평양에 있는 사람들도 끼니 걱정을 할 정도로 비참했다고 이 관계자는 평양의 분위기를 묘사했습니다.

평양에 주재한 서방 외교관도 외국인이 이용하는 물자 공급소에서 휴지나 식료품과 같은 생필품을 구하지 못해 주말에 걸쳐 중국의 단둥에 나가 이를 들여온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 내 민간단체의 대표는 특히 어린이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북한의 당국자조차 '최악의 상황'이라는 이유로 고아원의 방문을 허락해주지 않을 만큼 북한의 상황은 매우 열악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북한에 1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다 활동을 중단한 국제 구호단체 GAIN(Global Aid Network)도 몇 달 전 캐나다 대사관을 통해 "북한이 너무 힘드니까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위 책임자가 실태파악을 위해 현재 북한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당시 약속했던 북한 주민의 식량과 생필품의 공급을 정상화하지 못해 노동자와 농민 등 근로계층에서 불만이 나오고 북한 주민의 80%가 이번 화폐개혁을 실패한 정책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루디거 프랑크 교수는 최근 실시한 북한의 화폐개혁이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시장 경제를 허용하는 정책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