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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전 주석 100회 생일의 해, 강성대국 원년의 해로 대대적으로 홍보돼 온 올해 4∙15 행사 기간 평양시는 여전히 전시용 도시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특히 창문이 달리지 않은 아파트에 입주자들이 버젓이 거주하는 모습이 건설을 서둘러 진행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올해 4∙15 행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북한을 방문한 한 미국인 관광객은 평양시 교통량이 증가한 모습, 호텔에 머무는 동안 정전이 한 번도 안 된 점 등이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지만, 완공되지도 않은 아파트 건물에 입주자가 살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그는 “평양시 곳곳에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고층 아파트 건물에 창문이 달리지 않는 등 완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입주자들이 버젓이 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북한에서 봤다는 반응입니다.
작년에도 북한을 방문한 그에게 특히 인상적인 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하는 북한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습니다. 동행한 통역인과 비교적 자유롭게 대화 나눌 수 있었던 것,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규제를 심하게 하지 않은 점이 예년에 비해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북한을 다녀온 중국의 한 여행사 관계자도 “예전 같으면 관광객들이 인사차원에서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지어 보여도 무반응이던 북한 주민들이 올해에는 덩달아 손을 흔들거나 미소로 인사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모습은 지난 몇 년간 북한 관광을 이끌어오면서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의 사업 관계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도 관광객들과 함께 체류한 호텔에서 머문 사흘 간 정전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아 특별히 전력 문제로 관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작년 말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한 4.15 행사 기간 하루 호텔 숙박료는 작년에 비해 약 100위안, 미화로 약 16달러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이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의 호텔 업계는 비중국계 외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에게 서로 다른 숙박료를 적용한다”며 “보통 비중국계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중국인 관광객보다 약 2배 많은 숙박료가 부과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전시용 도시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고급 일식점에서 신선한 스시를 먹었고, 호텔 객실에서 나오는 영국의 BBC 방송을 시청하는 등 평소 뉴스에서 접하던 북한의 전력난이나 굶주리는 주민들의 모습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