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악화하는 북한 경제 상황 Q/A

북한 경제가 고질적인 침체 상태에서 벗어날 가망이 자꾸 작아집니다. 북한 지도부가 핵 개발을 포기하려는 의사를 비치지 않고 이에 덧붙여서 한국 해군 장병46명의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사태까지 일으키는 바람에 경제난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경제를 둘러싸고 좋지 않게 흐르는 기류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북한 경제에 나쁜 기류가 흐르고 있지요. 북한을 둘러싸고서 어떤 환경이 조성되고 있길래 이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까?

기자: 북한 당국이 위에서 언급된 바처럼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어 경제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은 방향으로만 흘러갑니다. 우선 한국 정부가 북한을 위해서 사용하려는 예산인 '남북협력기금'의 집행 위축이 불가피합니다. 또 남한에서 북한으로 반출입하는 물품의 승인이 까다로워졌습니다. 그런가하면 남북 교역이 중단되는 바람에 북한 경제는 타격을 받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대조선 경제 제재를 1년 더 연장한다고 의회에 통보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경제는 '산 넘어 산'의 국면입니다.

앵커: 우선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이 위축한다는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북한이 지금까지도 비핵화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더구나 천안함 사태까지 일으켜 남한 정부가 북한을 위해 쓰는 남북협력기금을 집행할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보입니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남북협력기금에 책정된 예산은 모두 1조1천189억1천500만 원/미화 9억2천 319만7천여 달러입니다. 이 가운데 쌀 4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을 지원하는 데 드는 비용이 70%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현재의 남북 상황을 보아 쌀과 비료를 다시 지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3월 말 현재 기금 집행률은 2.13%에 불과합니다. 작년 예산도 올해 수준과 비슷한데 집행률은 8.6%에 머물렀습니다. 한국 정부가 남북 상생의 차원에서 책정한 이 예산은 이처럼 사용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예산 집행은 쉽지 않습니다.

앵커: 한국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해 한국 농민에게서 북한에 지원할 쌀을 사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해 남한에서는 쌀이 남아돈다고 합니다. 그 상황을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7일 헤럴드 경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올해 쌀 40만 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계획이 천안함 사태로 중단되면서 쌀 재고의 감축은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나타났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쌀의 소비 촉진에 나섰지만 남한 사람들이 쌀을 많이 먹지 않아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전남 고흥군에 있는 팔영농협의 양곡 창고 32개 중 20개가 쌀로 가득 찼고 나머지 10여 개도 공간의 절반 이상에 쌀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조선반도 북쪽은 식량난으로 허덕이고 남쪽은 쌀이 넘쳐 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천안함 사태로 남북 교역이 중단되면서 북한이 입는 경제적 타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기자: 북한은 남북 교역의 중단으로 연간 2억8천만 달러의 상당의 외화 손실이 발생해 정권 유지에 부담을 안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이 중단될 경우 북한은 연간 2억8천400만 달러 정도의 손실을 본다고 전망됐습니다. 더구나 남북 교역의 중단이 가져 오는 효과가 남한엔 미미한 반면 북한엔 절대적입니다. 지난해 남북 교역의 규모는 16억8천만 달러입니다. 이는 남측의 총 무역액의 0.24%에 불과해 무시할 수 있는 수치인 반면 북한의 연간 무역액 51억 달러 가운데 32.8%를 차지해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남북 교역의 중단으로 받는 부정적 효과는 북한에 대부분 집중해 있습니다. KDI는 이에 따른 악순환의 고리로서 남북 교역의 중단-한국에서 오는 달러 수입의 중단-대중 결제 수단의 부족-대중 수입 능력의 약화-중조 무역의 정체-타국가로 거래 이전의 애로-전체 교역의 침체를 듭니다. 전체 교역의 침체는 경제 침체를 가속화합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연장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이 미국의 안보와 대외 정책에 비상하고도 특별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북한 핵 물질의 실체와 확산이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이자를 포함한 미국 내의 북한 재산은 계속 동결되며 북한 국적의 선박에 대한 미국인의 소유, 임대차, 운행 및 보험 계약 등은 계속 금지됩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의 벤저민 창 부대변인은 "북한의 핵 무기와 핵무기 개발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이 가능하게 폐기하기 위해 가용한 적절한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고 대북 제재를 연장하는 배경을 보충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앵커: 미국 행정부는 국무부의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 보좌관을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 이행을 담당하는 조정관에 임명했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북한과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그간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제재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에 관한 한국 정부의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 정부 기관에 북한과 관련한 기존 권한과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아인혼 조정관이 대북한 제재와 관련한 업무를 맡은 배경은 여기에 있다고 워싱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미국은 아인혼 조정관을 임명함으로써 독자적으로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마련한다고도 관측됩니다.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적성국교역법과 애국법 301조를 재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적성국교역법은 미국이 적성국가와 하는 금융 거래를 제한하는 법입니다. 북한은 한국전 이후 적용 대상에 올랐다 2008년 부시 행정부 당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애국법 301조는 세계의 모든 금융 기관에 돈 세탁과 마약 거래 등 불법 거래를 하는 국가의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애국법 301조를 적용해 북한의 돈줄을 죈 적이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북한이 당시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고 다수 대북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사태를 논의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추가 제재안의 발표를 늦춘다고 알려졌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독자적인 추가 제재를 강구하는 이유는 천안함 사태를 결코 가벼운 사안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갈수록 어려운 국면을 맞는 북한 경제를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