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화하는 북-중 경제 협력 Q/A

천안함 사태로 남북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북한과 중국 간의 경제 협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로 한국이나 일본 등과 하는 유무상의 교역이 막히는 바람에 활로를 찾기 위해서 더더욱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두 나라의 경제 협력이 활발해 진다는 사례를 우선 들어주시겠습니까?

기자: 북한과 중국이 북한의 나선시와 신의주 황금평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관리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고 알려졌습니다. 17일 한국 신문인 '한겨레'에 따르면 6월 두 번째 주에 북한 무역성 부부장 일행이 베이징을 방문해 나선(나진/선봉) 지구와 신의주 황금평을 중국과 공동 개발하기 위한 공동개발관리위원회 설립에 합의했습니다. 한편 천웨이건(陳偉根) 부성장을 대표로 하는 지린성 정부 대표단은 15일 평양을 방문해 이태남 신임 부총리와 만나서 중국의 창지투(長吉圖) 지역을 개발하는 문제를 설명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 지도부가 합의한 사항을 논의했습니다. 창지투는 장춘-길림-도문 지역을 말합니다. 김창룡 국토환경보호상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노동당 우호사절단 47명도 12일부터 22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앵커: 한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이런 사례 외에도 북한과 중국 간에 경제 협력과 관련한 교류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도 아울러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이학성(李學成) 신의주시 책임 비서를 비롯한 신의주시 대표단이 11일 랴오닝성 다롄시를 방문해서 샤더런(夏德仁) 당서기를 비롯한 다롄시 관계자와 경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다롄은 북한이 라진항 개발의 모델로 삼으려는 곳입니다. 이보다 앞서 왕민(王珉) 랴오닝성 서기는 5월 27일 평안북도를 방문해 신의주에 있는 화장품 공장을 들러보았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김광훈 중국국장을 대표로 한 방문단이 5월 13일 랴오닝성을 시찰하고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대교의 건설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5월 19일 배호철 라진항장이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시를 찾아 장후취안(姜虎權) 훈춘 시장과 만나 라진항을 통한 중국의 동해 진출에 관해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앵커: 중국은 이런 경제 협력 이외에 북한의 희귀한 광물 자원을 확보하고 동해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사례도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18일 한국 MBC 텔레비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라진항과 청진항에 이어서 지하자원을 수출하는 단천항의 개발권까지 확보했습니다. 중국은 단천항 개발과 관련한 계약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항만 보수와 개발에 나선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럴 경우 중국은 라진항과 청진항에 이서 단천항까지 확보하게 돼 동북 3성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수출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단천은 항공기, 자동차용 강판, 노트북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희귀한 금속인 마그네사이트의 세계적인 매장지입니다. 중국은 이보다 앞서5월쯤에는 청진항 개발과 독점 이용권을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도문시에서 청진항까지 170킬로미터에 이르는 철도를 보수하는 비용을 차관 형태로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러시아와 일본, 한국으로도 나갈 수 있는 청진항은 2만 톤 규모의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대형 항만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이처럼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그것이 현재 상황에서 살길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고질적인 경제난과 식량난에다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요 수출품인 무기를 내다팔 수가 없어서 외화 획득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3월 말에는 한국 해군 장병 46명의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을 일으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바람에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한국에서 오는 쌀과 비료를 비롯한 무상 원조마저도 끊어지고 천안함 사태로 불어닥친 남한의 대북 제재로 대남 교역도 중단되는 바람에 극심한 물자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물자 부족은 엄청난 인플레이션/통화 팽창을 야기했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나마도 중국은 북한에 유엔 제재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전략적인 이유로 북한을 보듬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대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활로는 중국뿐입니다.

앵커: 중국은 이처럼 고립무원 상태의 북한과 경제 협력을 해나가며 야금야금 영향력을 확대해 갑니다. 이 같은 영향력 확대의 사례를 들어주시겠습니까?

기자: 북한이 탄광 운영권을 통째로 중국 기업에다 넘겨준 사례입니다. 대북 인터넷 매체인 'NK 데일리'는 5월 10일 북한이 함경북도 탄광을 중국과 합작으로 개발하면서 기업소의 당 기관이 갖고 있던 인사 및 노무 관리와 같은 탄광 운영권을 중국 기업에 넘겼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기업은 기계, 자재, 자금 등을 제공하는 대신 생산량의 60%를 가져가며 탄광 운영에 관해서는 독자성 보장을 받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는 중국 주도의 경영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앵커: 북한이 중국 일변도(一邊倒)의 경제 협력을 하는 데 따른 부작용은 없나요?

기자: 북한이 대중 종속을 더 가속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중국 경제에 예속해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중국에 의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살길을 찾으려고 다시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 더욱더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됩니다. 현재 북한은 석유를 비롯해 몇몇 물품은 거의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석유 공급을 끊으면 북한은 존립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북한은 한시가 바쁘기 때문에 중국과 경제 협력을 더 강화하지만 이처럼 왜곡된 경제 관계 때문에 결정적인 시기에는 스스로 목이 졸릴 수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는 방안도 있습니까?

기자: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은 이 길로 나가면 자신이 권좌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압니다. 개혁/개방과 북한의 일인독재, 개인의 우상화 등은 절대로 양립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김 위원장은 결사적으로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북한보다도 더 가난하던 중국은 70년대 말부터 개혁/개방의 길을 걸어 이젠 가난을 탈피하고 미국을 넘보는 자리로 가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 세계 2위, 수출 세계1위, 외환보유고 세계 1위만 보아도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조선도 개혁/ 개방의 길로 나가면 남조선이나 중국이 이룩한 경제 성과를 얼마든지 이룰 수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북한과 중국 간에 활성화하는 경제 협력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