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대규모 연합 훈련 Q/A]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주려고 현재 동해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와 같은 도발의 재발 방지가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양국이 동해에서 대규모로 벌이는 무력 시위의 목적입니다.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이 높았던 1976년 이후 34년 만에 다시 벌이는 대규모의 연합 훈련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한국과 미국이 현재 동해상에서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로 이름을 붙인 대규모의 연합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훈련이 어떤 규모의 훈련인지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25일 동해에서 시작된 한국과 미국의 연합 훈련은 주로 양국의 해/공군 전력이 대규모로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훈련입니다. 미국 측에서 7함대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9만7천톤 급과 이지스함 3척, 핵추진 잠수함 1-2척 등 10여 척이 참가했습니다. 특히 현존하는 전투기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F-22/랩터 4대가 나타났습니다. 레이다에도 감지되지 않는 F-22는 이륙 후 30분 안에 영변 핵시설을 타격할 수가 있으며 1시간 이내에 북한 전 지역에서 작전이 가능합니다. 한국 측에선 아시아 최대의 수송함인 독도함/1만4천톤 급과 구축함, 잠수함 등 20여 척과 함께 F-15K과 같은 전투기도 참가했습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양국 항공기는 200여 대, 병력은 8천여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이 훈련에 참가한 미군 전력은 북한이 1976년 판문점에서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사건을 일으켰을 때 이후로는 가장 대규모입니다.

앵커: 한국과 미국이 이처럼 대규모 전력을 동원해 훈련하는 목적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양국은 3월 하순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북한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이 이와 유사한 추가 도발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고 한반도의 방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훈련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보여주는 무력 시위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의 김태영 국방장관과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0일 서울에서 "이 훈련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연합방위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기 위해 실시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같은 대규모 훈련에 가장 위협을 느낄 북한은 어떻게 반응을 했나요?

기자: 북한은 19일 노동신문 논평에서 "최신예 전투기 80대를 탑재하고 1천 킬로미터의 작전 반경을 가진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투입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연합 훈련의 위험성이 드러난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북한 외무성의 리동일 군축과장은 23일 "연합 훈련은 방어 성격이 아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의 군사 조치에 대한 물리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국방위원회는 24일 "핵 억제력에 기초한 보복성전을 개시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것에 뒤이어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은 26일 "미국의 가중되는 핵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는 새롭게 발전된 방법으로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웬만한 국가의 전체 전투력을 능가하는 전투력이 바로 코앞인 동해에 나타나서 무력 시위를 펼치고 있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냅니다. 특히 최신예 F-22 전투기의 출현은 미국이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북한은 이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도 북한만큼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반응을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중국 정부는 한국과 미국의 연합 훈련에 한 달 사이에 반대 입장을 여러 번 나타냈습니다.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과 인민해방군 총참모부의 마샤오톈(馬曉天) 부총참모장 등은 연합 훈련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친 대변인은 6일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위를 해서든 안 된다"며 우회적인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다 8일에는 "중국은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황해 및 중국 근해에 진입해서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반대의 수위를 대폭적으로 높였습니다. 친 대변인은 21일 또 연합 훈련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중국도 가상 적국으로 간주한 미국의 군사 전력이 일시적으로나마 동해에서 대규모로 증강하는 데 대해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중국은 한미 연합 훈련에 어떤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반대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비서장인 뤄위안(羅援) 소장이 밝힌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공식 견해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뤄 소장은 중국청년보와 한 회견에서 한국과 미국의 연합 훈련이1)중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2)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화북 지방과 요동반도가 미국 항공모함의 작전권에 포함되며 3)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도 위협이 되고 4)중미 군사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5)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최선의 결과를 도모해야 한다는 외교적 전략 차원의 의미도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서해는 중국의 안마당이나 다름 없고 동해도 이곳과 멀지 않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이런 곳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하니 중국으로선 당연히 불쾌감과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고 보입니다.

앵커: 중국 정부는 한국과 미국의 연합 훈련에 실제로 군사 훈련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중국은 연합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19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보면 중국은 17-18일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부근의 해상에서 지난(濟南)군구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병력 구조와 무기 수송에 관한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중국군이 서해상에서 전시에 대비한 해상 훈련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민해방군은 이보다 앞서서 6월 30일부터 7월 5일까지 동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이를 언론을 통해 공개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런 훈련은 한미 연합 훈련에 대응하는 초기 조치로 관측됩니다.

앵커: 한국과 미국은 동해에서 실시하는 연합 훈련에 어떤 견해를 갖고 있습니까?

기자: 양국은 이번 훈련의 목적이 중국이 아닌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있다고 강조합니다. 강력한 연합 전력을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을 보여준다는 데에 중점을 둡니다. 특별히 미국은 국무/국방장관을 한국으로 보내 북한에 대해 경각심을 높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1일 서울에서 열린 '2+2 회담', 즉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하는 한편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자유의 집,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등을 둘러 보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장관, 김태영 국방장관이 동행했습니다. 양국 외교/국방장관 4명이 DMZ를 동시에 방문한 일은 연합 훈련과 함께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앵커: 현재 동해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미국의 연합 훈련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