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 외교통상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은 7일 청와대 고위 관리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차관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태효 청와대 비서관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내년 두 나라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 제3차 핵실험 등 추가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양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토론회 내용을 알아봅니다.
문: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발언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답: 김 비서관은 한국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날 외교안보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에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김 비서관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내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면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과 미국과 하는 비핵화 대화가 실패로 이어지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실험과 3차 핵실험 중 하나든지 둘 다 강행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문: 김 비서관은 내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북한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내년 한국의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북한은 한국 내 친북 정서를 활용해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 결과가 나오도록 할 것이란 게 김 비서관의 지적입니다. 김 비서관은 하지만 작년 북한의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도발 이후 한국 젊은이들이 좀 더 보수적으로 변했다면서 한국 국민은 이제 더 이상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그들의 세금이 쓰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김 비서관은 북한 체제의 존속 여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견해도 밝히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김 비서관은 북한 체제의 존속 여부는 북한의 엘리트 계층, 그러니까 지도계층이 얼마나 북한 주민의 단결을 유도하고 여론을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비서관은 또 휴대전화나 인터넷이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혁명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지만 북한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과 북한 주민이 지도층의 정당성과 부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탈북자들이 증가하는 것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을 거듭 촉구하지 않았습니까?
답: 천 수석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붕괴를 통한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비핵화 자체만으로 북한은 운명을 바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이런 기회를 잡느냐가 앞으로 북한의 미래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6자회담을 조건 없이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협상의 핵심 주제인 핵무기 문제는 다루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천 수석은 6자회담의 재개 조건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죠?
답: 그렇습니다.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북한은 반드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필요한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천 수석은 무엇보다도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천 수석은 북한 비핵화의 핵심은 북한이 핵무기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미국 국무부의 커트 캠벨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답: 6일 일본 방문에 이어 7일 한국에 도착한 캠벨 차관보는 이날 토론회에 나와 미국이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새로운 파트너쉽, 즉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금 중동 지역에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동시에 대외정책의 초점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다시 맞추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캠벨 차관보는 미국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물론 호주(오스트랄리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강한 군사력을 배치하고 이런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캠벨 차관보는 한국의 외교통상부 관리도 만났죠?
답: 그렇습니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한국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 북한 핵문제와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다음 주 미국 국빈 방문 문제 등을 논의했는데요. 캠벨 차관보는 김 장관과의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북한의 후속 대화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적절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열린 제2차 남북 비핵화 회담 결과에 대한 한국 측의 설명을 들었다면서, 하지만 이 회담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MC: 한국과 미국 고위 관리들의 북한 관련 발언 내용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