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지진으로 북 식량 사정 더 악화될 것”

0:00 / 0:00

MC:

연일 상승하는 세계 식량 가격이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이변과 국제 유가의 급등으로 중국의 식량 수급에 비상이 걸린데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세계적인 농산물 수출국이자 북한의 최대 곡물 수입국인 중국이 잇따른 물가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일본의 대지진이 국제사회 식량 수급에 변수로 작용하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예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국제 곡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데다 이로 인해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곡물의 양도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는 미국의 5개 민간 단체들이 지난달 북한의 식량 실태를 파악한 후 발표한 결과를 볼 때 올해 북한의 식량 수입량은 지난해 수준에도 못미칠 것이라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권태진 박사:

현재 국제 곡물가격은 작년과 비교하면 대부분 곡물이 50% 정도 오른 상태입니다. 북한은 당초 32만 톤 정도 수입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로서는 20만 톤 정도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쩌면 20만 톤도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북한이 갖고 있는 외화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수입량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 악화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2월 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4.9% 상승했으며 특히 고기류와 곡류, 채소, 과일 등 전반적인 식품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올랐고, 전월에 비해서는 4% 상승했습니다.

이밖에도 권 박사는 지난 1월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의 양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대폭 줄어듬에따라 올해 북한의 농사는 예년에 비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비료 수입양이 줄어든 이유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이미 물가상승을 우려해 성수기의 수출관세를 무려 2배 가까이 올렸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또 중국의 물가상승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식량농업기구(FAO)는 2월 세계식품가격지수를 발표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8달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는 1990년 이래 최고치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동지역에서 진행 중인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둘러싼 정치적 불안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식품 생산비와 유통비가 오르기 때문인데 이미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미국 농무부는 모두 올 한 해 옥수수와 밀, 대두의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매년 중국으로부터 많이 수입하는 주요 곡물들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함경북도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진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이 질좋은 쌀의 경우 이달 초 kg당 1천500원이던 것이 현재 1천600원에서 1천700원 정도로 올랐습니다.

최근 발생한 일본의 대지진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권태진 박사:

일본의 지진, 쓰나미 사태로 인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북한으로 돌리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한편 이같은 국제 식량 수급 불안정에 대해 북한 당국도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북한 당국은 7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세계식량 위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자력 갱생과 식량 절약 등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