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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이 휩쓸고 지나 간 일본의 도호쿠 지방에 구호물자와 생필품 도착이 지연돼 피난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일본에 거주하는 미국인과 주일미군에게 사고 원전으로부터 80킬로미터 밖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규모 9.0의 대지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 즉 해일이 일본의 도호쿠 지방을 할퀴고 간 지난 11일 이후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현 등에서는 이재민들이 마을 피난소에서 불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피난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이나 휘발유, 등유 등이 제때에 공급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우선 지진 여파로 정유소 등이 파괴돼 기름이 태부족입니다. 이에 따라 운송 회사들이 구호물자를 운반할 트럭을 운행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또 운송 회사들이 재해 지역으로 어렵사리 구호물자를 운반한다 해도 피해 지역의 공무원들이 지진과 쓰나미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돼 구호물자를 구석구석까지 나누어 줄 일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본 언론들은 “피난민들을 돕기 위한 자원 봉사 활동에 적극 참가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어제 발표한 담화에서 “휘발유 등을 우선적으로 재해 지역에 제공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재기를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민단은 재해 지역의 동포들을 돕기 위해 인근 지부에서 차출한 지원인력을 파견했습니다. 조총련은 재해 지역의 동포들을 지원하기 위해 구호 자금을 모금하기로 결정하고 총련, 민단, 미 조직 동포를 가리지 않고 구호 활동을 펼 방침입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가 장기화됨에 따라 16일 일본에 거주하는 미국인과 주일미군에게 사고 원전에서 80킬로미터 밖으로 대피하라는 피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설정한 30킬로미터보다 세 배나 먼 거리입니다.
일본 정부는 오늘부터 자위대 헬리콥터와 소방차, 경찰의 고압 살수차를 동원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3호기에 부족한 물을 주입했습니다. 또 지진으로 파괴된 전선을 수리해 원자로 냉각에 필요한 물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주변은 아직도 방사능이 계속 누출되고 있어 복구 작업이 장기화될 조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