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내 일부 주민은 북한 매체가 보도하기 전부터 한국 방송을 통해 일본의 지진 피해를 먼저 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과 주민은 일본의 지진 피해에 위로의 뜻을 나타냈지만, 일부 간부층과 군인들 사이에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2일 접촉한 북한 함경북도의 대북 소식통은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 소식을 이미 한국 방송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통은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접할 수 있는 한국 방송을 통해 일본의 지진 피해 소식을 접했으며 같은 경로를 통해 일본의 지진 소식을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의 입을 통해 지진 피해 소식이 일부에서 이미 확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기관인 ‘아시아 프레스(Asia Press)’도 지난 12일 평안북도에 사는 소식통이 한국 라디오를 통해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 소식을 듣고 직접 전화를 걸어 일본 내 피해자에 대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15일 전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일본의 지진 소식을 처음으로 간략히 보도한 때는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만인 지난 12일. 이후 지난 14일부터 북한의 언론 매체가 매일 지진 소식을 상세히 전하고 있지만 이처럼 일부 북한 주민은 이미 외부 방송을 통해 지진 소식을 먼저 알고 놀라움과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아시아 프레스'는 양강도의 소식통이 지난 15일, 북한 주민이 텔레비전에서 쓰나미 피해를 본 일본의 모습을 보고 매우 놀라면서 역시 동정의 마음을 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북한 대표부의 관계자도 지난 17일 일본의 지진 피해와 관련해 "참 안 된 일이고 일본뿐 아니라 어느 국가든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위로와 동정을 표시하는 것이 응당하다"며 "거기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일부 간부층에서는 일본의 지진 피해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간부층 사이에서 '일본이 지은 죄대로 간다'는 반응과 소문도 있다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일부 군인들은 "지휘관들이 핵 배낭을 진 일본의 버섯 모양에서 기둥을 잘라버리면 일본이 가라앉는다고 했는데 이번에 지진으로 가라앉는 것을 보니 진짜 그런 것 같다"며 환영하는 눈치도 엿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아무래도 북한과 일본이 적대국 관계에 있고 역사적으로도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어 간부들 사이에서 일본의 지진 피해를 환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본의 지진 피해에 대해 위로전문을 보내며 전반적으로 위로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도 지난 15일 평양 시민이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인들에게 동정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연합뉴스는 "북한이 이번 지진 피해의 아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북한에 대한 일본의 시각을 조금 바꿔보려는 의도도 담겼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