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MC: 자유아시아방송이 단독 입수한 예비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총인구는 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2천405만 1천218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예상했던 수치입니까?
장: 한마디로 아닙니다. 유엔인구활동기금은 북한 중앙통계국과 공동으로 지난 1993년에 처음으로 인구 조사를 했는데요, 당시 북한의 인구는 2121만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식량난으로 굶어 죽은 사람과 탈북자가 상당히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익명의 고위급 탈북자는 지난해 초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와 한 회견에서 1994년에서 1998년 사이에 3백만 명이 굶어 죽은 이후 인구 증가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최고인민회의의 대의원 선거를 위한 인구 조사에서는 북한의 총인구가 1,80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도 같은 이유로 1993년 이후 15년 만에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북한의 인구가 사실상 2,000만 명 아래로 줄었을 것으로 예측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예비 결과는 이 같은 예측을 뒤엎는 숫자입니다.
MC: 하지만, 유엔에서는 그간 북한의 총인구가 대략 2,300만 명으로 집계해오지 않았습니까?
장: 저도 그 점이 궁금해서 미국의 여러 전문가들에게 문의해봤습니다. 북한의 인구 통계와 관련해서는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인구기금 (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과 미국 인구통계국 (US Census Bureau)에서 내놓은 자료가 가장 많이 쓰이고 신뢰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인구통계국은 2008년 중반의 북한 인구를 대략 2,200만 명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조사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셈입니다. 또 유엔인구기금은 2010년 중반에나 가야 북한의 인구가 2,400만 명이 조금 넘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번 조사 결과는 2008년 10월 기준으로 이미 2,405만 명이 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평했습니다.
MC: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랍니까?
장: 사회주의 체제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통계 조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과거 구소련과 중국에서도 통계 조작은 심심찮게 발생했고, 그래서 이 국가들의 통계는 대외적으로 공식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는데요, 북한은 심했으면 심했지, 덜 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북한의 군대가 백만 명 이상의 병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되고 있는 현실에서, 단지 70만 2천 373명만이 군 시설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 점은 이 수치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품게 하는 대목이었다고 말합니다.
지난 1992년에 "북한의 인구 (The Population of North Korea)"라는 연구서를 펴낸 미국기업연구소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박사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Nicholas Eberstadt: (Some of the distortions in the census suggested to me that about 400,000 military age men were being excluded from population count. And so to speak to cover this, to make sure that there wasn't suspicious imbalance...)
15년 전에 한 인구조사에서도 비슷하게 조작한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군에 있는 40만 명의 남성을 총인구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렇게 해놓고 보니, 남녀 성비가 너무 차이가 난다는 의혹을 살까 두려워, 군대에 갈 연령에 있는 40만 명의 여성을 총인구에서 역시 제외했습니다. 연말에 나올 최종 결과를 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이번에도 이렇게 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C: 이번 예비 결과는 총인구, 성별 인구, 그리고 지역별 인구가 수록됐는데요, 전문가들은 어떤 점에 주목했습니까?
장: 북한의 도시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인구의 40%가 평안도 지역에 몰려 있어 수도권 집중이 심했습니다. 이 가운데 평양시에만 325만5388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남포시는 이번 예비 결과에 별도로 인구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평안남도가 405만 1천706명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은 평남에 있는 남포시가 인구가 대략 백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북부내륙의 산간지방인 자강도와 량강도에는 총인구의 8.39%에 불과한 201만 7천659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지역 간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C: 최종 결과는 올해 4분기에나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통계 자료들이 추가로 포함됩니까?
장: 나이와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정도, 소득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부터 가구, 가전제품 목록, 화장실, 난방, 상하수도 유무까지 포함됩니다. 물론 출생률과 사망률도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