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써비차(대절승합차)가 북한 내 각 지역을 연결하는 장거리 소화물 운송기능까지 겸하게 되면서 주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대중교통으로써 기능을 상실한 북한의 철도를 대신해 오래전부터 이른바 ‘써비차’가 북한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화물차나 중고 승합차(밴)를 사람들을 태울 수 있도록 개조한 써비차가 최근에는 북한 내 주요 도시 간의 소화물 운송수단으로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청진 주민은 “소포를 다른 지역으로 부칠 때 국가 체신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대신 써비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 실태를 설명했습니다.
국가 체신청에서 운영하는 소포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 물건이 제대로 배달되지 않거나 훼손되는 배달사고가 많아 주민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얘깁니다. 개인들이 돈벌이 목적으로 운영하는 써비차 차주들이 이런 점에 착안해서 사람뿐 아니라 소화물(소포)배달 업무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도시 지역을 운행하는 써비차들은 대개 차주가 운전사를 겸하고 있고 요금은 좀 비싼 편이지만 일단 부탁 받은 소포는 받을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 같은 써비차의 소포배달업무가 가능하게 된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널리 보급된 손(휴대)전화 덕분이라고 주민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소포를 부친 사람이 받을 사람에게 소포 배달을 부탁한 차량과 운전사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고 운전사에게도 소포 받을 사람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면 써비차가 도착하는 지역에서 운전사가 물건을 받을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물건을 찾아가게 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집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다른 나라의 택배방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의 열악한 물류현실을 감안할 때 비교적 신속하고 정확한 소화물 배달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개인이 영리목적으로 운영하는 써비차에 대해서는 북한당국도 특별한 규제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대북무역상은 “이같은 써비차의 소화물 배달이 가능한 지역은 청진, 함흥, 원산, 신의주, 해주, 남포 등과 같이 웬만한 대도시 지역은 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평양으로 보내는 써비차 소화물 배달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