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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1호기, 3호기, 4호기가 수소 폭발을 일으킨 데 이어 2호기의 원자로 격납 용기가 파손돼 또다시 방사능이 대량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일본정부는 원전의 반경 20킬로미터에서 30 킬로미터 주변 주민들에게 실내에서 대기하라는 긴급 대피명령을 내렸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진과 해일로 냉각장치가 고장 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날로 확대되고 있어 인근 주민 뿐 아니라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의 주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경 2호기 원자로 격납 용기의 압력 제어실 부근에서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 격납 용기가 손상됐습니다. 격납 용기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설비입니다. 또 점검을 위해 운전을 정지하고 있던 4호기에서도 이날 아침 1호기와 3호기에서 발생했던 수소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정문 부근에서는 이날 오전 시간당 8천200 밀리시버트(mSv)에 해당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이는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1년간 쐬는 방사선 양의 약 8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으니 외출하지 말고 자택이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대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앞서 일본정부는 반경 20킬로미터에서 30킬로미터에 살고 있는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실내에서 대기하라는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습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 인근의 이바라기 현에서는 정상치의 100배에 해당하는 방사선이 검출됐으며,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의 방사선이 검출됐습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일대의 주민들은 외출을 삼가고 방문을 걸어 잠그는 등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한편 지진 발생 닷새째를 맞이한 15일 오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오사카 후 구조대가 이와테 현 오쓰치 쪼에서 쓰나미로 행방불명된 70세 여성을 구출한 것입니다. 보통 지진이 발생한 후 72시간 즉 3일이 지나면 생존율이 급격히 하락합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생사를 가르는 갈림길인 ‘72시간’을 스무 시간이나 더 지나 92시간 만에 구출되는 기적을 낳았습니다.
민단과 조총련도 조직을 총동원하여 동포들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민단은 정진 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동일본 대 진재 중앙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간부들을 피해지역에 파견했습니다.
조총련도 긴급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와테, 미야기 현의 해변에 살고 있는 동포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도 일본의 지진 관련 뉴스를 지진 발생 사흘째인 13일 저녁 텔레비전으로 보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선신보’는 15일 평양발로 “일본의 지진 피해 상황이 영상으로 방영되자 평양 시민들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평양 시민들은 “우리들의 위문 인사를 동포들에게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동포들이 굳게 단합하고 상부상조하여 하루빨리 피해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