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라디오· 불법 녹화기 등 철저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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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남한의 영화와 드라마를 담은 DVD 녹화물들은 북한사람에게 외부세계를 알리는 창구역할도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당국이 라디오와 멀티미디어 기기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불법 녹화기와 라디오를 비롯해 주민들에게 외부세계를 알리는 데 사용되는 전자제품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앞으로는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유입된 씨디(CD)알판이나 디비디(DVD)알판, 개인이 몰래 복제한 알판들은 북한내 DVD 플레이어를 통해 재생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강도 대홍단군에 거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지난 7월 6일 라디오 녹화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데 대한 당 내부 방침이 내려졌다”며 “이와 관련해 국가보위부 인민보안부 체신성 일꾼들과 기술자들로 이루어진 중앙당 검열대가 각 도에 파견되어 집중적인 검열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이 전한 바에 따르면 7월 6일의 노동당 방침내용은 무역단위들과 외국방문 후 귀국하는 개인들이 녹화기 mp3플레이어를 들여오는 것을 금지하며, 개인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외국산 녹화기에서 조종기판을 교체하고 녹음기와 mp3 플레이어의 라디오 기능을 완전히 제거하라는 지시가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녹화기 조종기판 교체와 녹음기, mp3플레이어에서 라디오기능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이번 검열에 체신성 기술자들이 대거 포함되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기술자들이 외국산 녹화기에 있는 조종기판을 정보산업지도국에서 만든 녹화기 조종기판과 조종프로그램으로 교체하게 되면 외국에서 들여오거나 개인들이 복제한 알판(CD, DVD)들은 재생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지난 2005년 이전에 북한이 자체로 제작하거나 외국에 주문해서 제작한 ‘목란 비디오’를 비롯한 알판들도 재생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북한은 지시문에서 “앞으로 이 사업을 꾸준하고 끈기 있게 벌여나감으로써 제국주의 사상문화가 침투될 수 있는 요소들을 흔적조차 없애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최근 하나전자 합영회사에서 조립할 DVD 플레이어와 mp3플레이어 부품을 중국 단동시를 거쳐 대량으로 들여갔다며 북한에서는 중국산 부품들을 조립해 아리랑, 청룡, 명왕성이라는 이름의 DVD 재생기를 생산한다고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앙당 검열대가 세관과 무역기관은 물론 개인 집들까지 예고 없이 들이 닥친다”며 “등록하지 않은 녹화기나 mp3는 무조건 회수한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인민반마다 주민회의를 열고 체신소와 컴퓨터 봉사소를 방문해 개인이 보유한 DVD와 mp3를 빨리 개조 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7월 20일 이후 개조되지 않은 DVD나 mp3는 적발될 경우 모두 압수되어 파기당할 것 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승용자동차나 소형버스에 달린 라디오를 통째로 떼어내고 녹음기에 달린 라디오기능 까지 제거한다고 말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외부소식과 단절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었음을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