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풍자대회’에 주민들 분노

0:00 / 0:00

앵커 : 북한이 '청년일꾼 미풍자 대회'라는 것을 조직했는데 대회 참가자 선정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고 합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 건설에 현금을 내놓은 순서에 따라 대회참가자 명단이 정해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청년들의 미풍(美風), 즉 아름다운 행위를 선전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청년일꾼 미풍자대회’라는 걸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에도 비슷한 ‘청년일꾼 대회’가 있었지만 순수 ‘미풍’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대회는 처음이라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13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청년일꾼 미풍자대회 참가자들이 11일 특별열차로 평양에 올라갔다”며 “‘청년일꾼 미풍자대회’는 15세 이상, 35세 미만의 청년들이 참가하는데 대회소식에 주민들은 크게 화가 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이 이번 대회에 화가 난 까닭은 참가자 명단이 김일성, 김정일 동상건설에 현금을 많이 낸 순위로 정해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영웅도 충신도 돈이 결정 한다”는 게 참가자명단을 접한 주민들의 분노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북한의 주민들이 이번 ‘청년일꾼 미풍자대회’를 ‘돈 없는 자들은 사람취급 안 하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공식적인 선언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가 돈이 없는 서민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좌절감을 안겨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11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이번 ‘청년일꾼 미풍자대회’는 양강도에서 모두 6백명이 참가한다”며 “참가자들 중 3백명은 간부들이고 나머지 3백명은 양강도에서 돈 꽤나 있다는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참가자 6백명 가운데서 3백여명은 양강도 당위원회와 각 시, 군, 당위원회 근로단체부 부부장급 이상 간부들, 도와 시, 군 청년동맹 간부들이어서 이번 대회는 사실상 ‘미풍자대회’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또 나머지 참가자들은 돈 많은 주길녀의 가족과 송영희의 손녀와 같이 양강도에서도 소문난 ‘돈주’들의 가족들인데 그들은 현재 혜산시에 건설 중인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북한 돈 수천만 원씩을 ‘충성의 자금’으로 바쳤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들은 “실제 동상 건설에 동원되어 밤을 새워 일하는 사람들은 단 한명도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며 “대신 건설현장은 돌아보지도 않고 편안히 앉아 돈을 바친 사람들만 대회에 참가했다”고 ‘청년일꾼 미풍자대회’ 를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