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14개 나라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중단하라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도 이날 국제 인권 단체 관계자와 탈북자, 시민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미국 인권단체 디펜스 포럼이 주최한 이번 시위는 미국과 남한, 유럽,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전 세계 14개 나라의 20개 도시에 있는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습니다.
(구호)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라! 석방하라!
앞서 디펜스 포럼(Defense Forum)의 수잔 숄티 대표는 중국이 계속적으로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고 또 탈북자를 돕고 있는 국제 인권 운동가들까지 탄압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번 시위를 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uzanne Scholte: (Number one is to put pressure on China to stop its repatriation of North Korean refugees...) 우선은 중국 정부가 더 이상 탈북 난민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 내에서 목숨을 걸고 탈북 난민들을 도와주고 있는 사람들과 탈북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남한과 미국을 포함해 중국 내에서 탈북 난민들의 인권 사항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비정부기구와 인권운동가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날 시위에서 미국 북한인권 위원회(US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의 데브라 리안 팬톤 대표는 중국은 유엔 난민 협약 조약국으로써 탈북 난민 보호 의무를 어기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나서서 중국에 압력을 가하고 북한 난민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Debra Liang-Fenton: (Let us tell the world that this situation will not stand, let us come together do whatever we can to save North Korean People...) 중국 내 탈북자들의 상황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국제사회에 얘기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야 합니다.
특히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탈북자 김난희, 강명수, 김옥순, 김영철(모두 가명) 씨 등 4명은 중국 내 탈북자들은 강제 북송되면 북한에서 감옥행과 모진 고문, 심지어 처형까지 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중국 당국에 대해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탈북자 김영철 씨의 말입니다.
김영철: 지금 이 시각에도 탈북자들이 북송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하루빨리 인도적으로 탈북자들이 자유에 땅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를 부탁합니다.
이어 탈북자 김옥순 씨는 여성 탈북자들의 경우 중국에서 인신매매와 강제 결혼 등을 통해 성적으로 유린당하는 등 인권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이들에 대한 보호 정책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김옥순: 중국 땅에서 초보적인 인권마저 유린당하고 팔려 다니는 우리 북한 여성들은 중국 3성 어디든 없는 곳이 없습니다. 물건 짝처럼 이리저리 팔려 다니고 숨어 다니며 인신매매 당하는 우리 북한 여성들을 생각하면 정말 잠이 오지 않고 눈물이 나와 견딜 수 없습니다.
시위에 동참한 한 워싱턴 시민 트레이(Tray) 씨는 평소 인권문제 관심이 많았다면서, 탈북자들의 인권 탄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Tray: (I'm here to protest against China forcing the helpless North Korean refugees back into North Korea where they face torture and almost certain death...) 중국이 힘없는 북한 난민을 북한으로 강제 북송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북송된 탈북자들은 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비양심적인 행동입니다.
이날 시위에는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황장엽 전 조선 노동당 비서, 샘 브라운백 미국 상원의원 등도 편지를 통해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규탄했습니다.
한편, 비정부기구들은 중국 내 탈북자들의 수를 적게는 약 5만에서 많게는 30만명까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들을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범법자로 규정하고 현상금까지 걸면서 탈북자를 색출해 강제 북송시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한 탈북자들을 돕는 인권 운동가들이나 시민들까지 적발될 경우 징역형에 처하거나 벌금을 물리고 있습니다.
워싱턴-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