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인조 래퍼 MV촬영차 방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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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흑인 래퍼(랩 가수) 2명이 뮤직비디오 촬영차 평양 방문에 나섭니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과 홍콩, 몽골 등을 거쳐 이달 마지막 주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DC 출신의 2인조 신인 랩 가수인 팩맨과 페소(Pacman and Peso)가 북한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16일 미국을 출발한다고 이들의 프로듀서, 즉 음반 제작자 램지 애버데니(Ramsey Aburdene) 씨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애버데니 씨는 이들 랩 가수와 함께 1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후 홍콩과 몽골 울란바토르를 우선 방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후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와 11월 마지막 째 주 미국의 추수감사절 휴일인 28일 전후로 닷새 간 북한을 방문하고 미국엔 다음달 3일 돌아올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램지 애버데니: 이번 토요일 출발해 베이징을 거쳐 홍콩과 몽골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 후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애버데니 씨는 중국 주재 북한 전문 여행사인 ‘영 파이오니어 투어’사의 도움을 받아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면서 여행사 측으로부터 북한 입국 비자 등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들 랩 가수와 함께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애버데니 씨의 지인 마이클 바세트(Michael Bassett) 씨도 북한 당국이 이들 랩 가수에 대한 입국 비자를 이미 발급했다면서 북한 측은 이들의 방북을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마이클 바세트: 북한 측은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고 뮤직비디오 촬영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애버데니 씨는 이번 랩 가수의 방북 과정에서 북한에 억류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없다면서 북한 당국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세트 씨도 북한에 1년 넘게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랩 가수들의 방북 중엔 철저히 북한 국내법을 준수하고 당국의 지시에 따를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 파이오니어 투어’ 측과 이번 방북 일정을 조율한 바세트 씨는 특히 자신들의 구체적인 북한 입, 출국 날짜도 북한 당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북한 방문 중 평양 일정 외에도 비무장지대(DMZ), 남포, 개성 방문 일정 등도 있다고 밝혔고 애버데니 씨는 특히 금수산기념궁전 방문을 위해 이들 랩 가수들이 양복 정장(formal suit)도 새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바세트 씨는 또 이번 미국 랩 가수들의 북한 방문은 미북 두 나라 간 민간 문화교류 차원의 행사라면서 전혀 정치적인 의도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 랩 가수의 방북 계획과 관련해 미국 민간인의 사적인 방북에 대해서는 언급할 게 없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The State Department does not vet U.S. citizens' private travel to North Korea.)

하지만 국무부 측은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 시민들 누구에게나 국무부의 북한 여행 경고문( the Department's travel warning)을 숙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