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치솟던 북한의 환율과 식량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식량가격을 조작하면서 환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거침없이 치솟던 북한의 식량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환율까지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강제적인 군량미 징수로 하여 지난 22일,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에서 입쌀 1kg에 3천300원, 중국 인민폐와 북한 돈의 교환비는 무려 1대 520까지 올랐던데 비해 28일 현재로는 입쌀 2000원, 환율은 1:400까지 내렸습니다.
중국이 대규모 식량원조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여유 식량을 가지고 있던 주민들이 쌀값 폭락이전에 한꺼번에 장마당에 쌀을 내놓으면서 폭락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끝이 없이 오를 줄 알았던 쌀값이 갑자기 크게 내리고 있다"며 "쌀값이 떨어지면서 돈대(환율)도 크게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월 20일까지 '공동사설 학습기간'이어서 장마당을 통제한데다 군량미까지 거두어들이기 시작하면서 쌀값이 많이 올랐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공동사설 학습기간'이 지나고 장마당에 대한 통제가 풀린 데다 중국에서 쌀이 들어온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식량가격이 내리고 있다는 것 입니다.
북한은 해마다 새해 1월 20일까지를 '새해공동사설 학습기간'으로 정하고 노동당과 근로단체 조직들에서 '공동사설 암기경연', '공동사설 집중학습'을 벌려왔고 이 기간에는 장마당도 일부 통제해왔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치솟는 쌀값과 환율을 잡기 위해 조직적으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는 증거도 수집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소식통은 "중국에서 대규모식량원조가 들어온다는 말에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2월 16일(김정일 생일)을 계기로 한 달분의 배급을 풀어준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역 분위기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22일, 종업원회의 시간에 공장초급당비서가 나서면서 "최근 조성된 정세에 대하여"라는 강연이 진행됐다며 강연에서 초급당비서가 외국의 대규모 식량원조가 임박해 있다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노동당 중앙위가 작성한 이날 강연에서는 중국도 이미 식량을 주기로 약속했다며 우리(북한)의 핵에 겁을 먹은 미국과 남조선(한국), 일본도 저마다 쌀자루를 들고 찾아와 "제발 6자회담에 나와 달라고 애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얘깁니다.
그러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에게 손해가 없다면 6자회담에 못 나갈 이유가 없다"고 지시했다며 지금 일시적인 애로가 있지만 올해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불안해진 장사꾼들이 비축해 놓았던 쌀을 대량으로 장마당에 풀어 식량가격이 폭락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도 화폐개혁 실패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곧 중국을 방문하면 일거에 식량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소문을 의도적으로 퍼뜨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방문에서 빈손으로 돌아와 주민들의 더 큰 원성을 사는 결과를 가져온 바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