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환율・식량가격 사상 최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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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환율과 쌀값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극도의 생활난에 직면한 북한주민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당국자들과 이를 기회로 돈벌이에 열을 올리는 고리대업자들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북한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금 당장 무리죽음이 나게 생겼다, 먹을 것이 없어 출근을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벌써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한다” 북한내부의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에 있는 자신의 친척과 전화통화 한 절박한 내용을 자유아시아방송에 알려왔습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을 애도하던 북한 주민들의 눈물이 처절한 분노로 바뀌고 있다는 것 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도 “웬만히 산다고 하던 장사꾼들도 밑천을 다 까먹고 있다”면서 “요새는 간부 집 아낙네들 까지도 장사꾼들 집에 주머니를 들고 쌀을 꾸려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최하층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생활이 안정됐다고 하던 중산층들마저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1월 10일, 양강도의 중심시장이라고 하는 혜산장마당에서 쌀 1kg의 가격은 북한 돈 6천원에 달하고 환율은 중국 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1천2백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정치적 결집의 기회로 삼고 후계자 김정은 띄우기에만 열중하는데다 장사꾼들마저 이를 돈 벌이에 악용하면서 초래된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보도된 지난달 19일부터 ‘특별경비’를 선포하고 일체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시켰습니다. 새해에 들어서도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관철이라는 구실로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 거름생산에 총동원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새해공동사설학습’과 ‘영화문헌학습’을 비롯한 김정은 위대성 교양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5일부터 오후시간대에 장마당을 허용했지만 국경경비 강화로 밀수가 막힌 데다 주민이동까지 금지된 탓으로 식량과 생필품들의 유통이 차단돼 장사꾼들은 아예 장마당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기회로 살 때를 만난 것은 쌀 장사꾼들과 환전꾼들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쌀장사꾼들의 경우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주민들에게 한 달 후에 1.5kg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강냉이(옥수수) 1kg을 꾸어주고 있고 돈 많은 장사꾼들이나 환전꾼들 역시 한 달에 50%의 이자를 조건으로 돈을 꾸어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당장 숱한 사람들이 굶어 죽게 생겼는데 위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다”면서 “악만 남은 사람들이 하필이면 풀도 나지 않는 겨울에 죽을 게 뭐냐?”며 김 위원장의 사망 시기에 대해 노골적인 원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