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특구, 중국인 투자자로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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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해외로 부터의 투자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특구 라선시가 중국인 투자자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라선시를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의 조선족 교포 투자자를 김준호 특파원이 만나 보았습니다.

작년에 이어 최근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의 라진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 국적의 조선족 김 모 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반적으로 활기찬 모습이었다”며 자신이 돌아본 라진의 이모저모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국 훈춘 맞은편 북한 원정리세관의 입경수속이 작년보다 훨씬 빨라졌고 무엇보다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입국자들의 짐 검사가 간소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김 씨는 “작년만 해도 모든 짐을 일일이 다 풀어보고 주머니 속 소지품 검사까지 했는데 이번에 보니 X-RAY 검색대 통관만으로 간단히 끝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측 대방에게 주려고 한국산 옷을 몇 벌 사서 상표를 떼어내느라 부산했었는데 이럴 줄 모르고 공연한 짓을 했다”며 웃음 지었습니다.

원정리에서 나진까지 100km도 안되는 거리의 25인승 버스 요금이 인민폐 200위안으로 다소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는 작년과 동일한 요금이고 새로 건설 중인 도로는 아직 완공이 안 되어 종전의 도로로 통행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나진에서 외국인이 묵을 수 있는 호텔의 하루 숙박비는 200위안선, 중국 변경도시의 3성급 호텔에 비해 시설은 떨어지는 수준이었으나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김 씨는 또 “장마당 등 시내 거리는 중국인들로 북적이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많았다”며 “놀라운 것은 개인이 투자해서 건물을 짓고서 그것을 상가나 식당 또는 사무실 용도로 임대업을 하는 중국인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마디로 나진은 중국인이 중국인을 상대로 투자하고 장사를 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선 지구의 전기사정은 생각보다는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오전 10시경부터 다음날 새벽 3시경 까지 공급되고 있었다”면서 “24시간 전기를 공급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한 냉동창고에서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시간에는 디젤 발전기를 가동시켜 냉동기를 돌린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진에 있는 대부분의 상점 물건은 거의가 중국산이었고 놀라운 것은 물건 값이 중국의 소매가격보다 조금 눅었다”면서 “식당과 상점들에서는 주로 중국 인민폐를 받았고 간혹 조선돈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선 특산품 상점’이라는 간판이 붙은 상점에 북한 물건은 하나도 없고 중국산 생활용품이 매장을 채우고 있었다”며 “이럴 거면 왜 조선특산품 상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거리에는 머리색깔이 노란 서양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면서 “아마도 러시아 사람들로 생각되었다”면서 “그러나 흑인들도 여럿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나진방문을 위해 북한 입국 비자수속을 하는 과정에서 작년에 갔다 왔는데 왜 또 조선에 가려 하느냐는 이유로 따지는 바람에 비자 받는데 얘를 먹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