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라선 홍수’ 실사 … 고립 외국인 대피

앵커 : 국제적십자사가 지난달 26일 라선 홍수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대북 재난 관련 특별 지원금 사용을 조정할 계획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적십자사와 조선적십자회가 북한의 태풍 ‘고니’의 여파로 지난달 22일과 23일 쏟아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북쪽 라선 특별경제구역의 피해 상황을 공동으로 조사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 관계자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황해남도와 함경남북도 등에 지난달 초 발생한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해 최근 지원되었던 ‘재난구호 긴급기금’ 약 20만 달러의 사용처를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세한 피해 내역은 추가 확인을 거쳐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제5차 라선국제상품전시회 참가자 등 500여 명의 외국인이 홍수 피해를 입은 다리와 철로 등이 막히면서 이틀 가량 고립되었다 라선에서 중국 옌지로 이동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북중 국경에서 현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는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원정 세관과 선봉 간 우회도로를 개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8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북한군이 피해 복구사업을 전적으로 맡아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 전에 완전히 끝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라선의 홍수 피해가 발표 내용보다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통신은 지난달 27일에도 홍수 피해 동영상을 공개하는 한편 기관과 기업소, 학교, 탁아소, 병원 등 99동의 공공건물과 살림집 1만 여 동이 피해를 입고 농경지 125정보가 완전 침수됐다고 밝혔습니다.

한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는 인터넷을 통해 수해 현장의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망자 수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고 피해 정도도 심각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미화 700달러로 쌀 1톤, 450달러면 식용유 제조용 콩 1톤을 구입할 수 있다면서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외국인들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피해 복구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국제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지원을 하는 미국의 민간단체 아메리케어스 등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수해 지원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미리 예정돼 있던 항생제, 심장계 의약품, 임산부용 비타민과 겨울철 의류 등 50만 달러 상당의 지원물품이 10월에 북한에 도착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