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특구 중 사업가 2명 연탄가스 중독

0:00 / 0:00

MC: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개발특구(나선특구)가 전기 공급이 제대로 안 돼 공장 가동이 어렵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 데요, 최근에는 정전 탓에 가스 배출기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중국 사업가 두 명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나선특구에 진출한 중국인 사업가 2명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죽을 뻔한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다고 중국 지린성의 인터넷 매체인 지허왕(吉和网)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지난 3월 22일 나선특구내에 건물을 임대해 사무실 겸 숙소로 쓰던 두 중국인 사업가가 난방용 아궁이에 연탄을 피워둔 채 잠들었다가 다음날 아침 연탄가스에 중독된 채 발견됐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북한의 수산물을 가공해 중국으로 반출해온 이 중국인 사업가들은 당시 밤 9시께 정전이 돼 연탄가스 배출기가 작동하지 않는 사실을 깜빡 잊고 그냥 잠들었다 변을 당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동료 중국인 사업가에 의해 혼수상태에서 발견된 이 두 사람은 나선특구 내에 고압산소실을 갖춘 병원이 없어 차로 세 시간을 달려 국경을 통과해 중국 훈춘 시내의 한 병원에 후송된 뒤에야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전기 부족뿐 아니라 의료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이 곳에 진출한 중국인 사업가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에 처했던 겁니다.

앞서 지난 달 중국 지린대학 동북아연구원의 이바오중(衣保中) 교수는 나선특구 내 도로와 전기 등 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해 이 곳에 진출한 중국인 사업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북중경협 전문가인 이 교수는 지난 해 나선특구에 소규모 화학물질 생산 공장을 설립한 한 중국인 사업가의 말을 인용해 수시로 정전이 발생하고 전기도 하루 8시간밖에 공급되지 않아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북중경협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설치한 나선특구가 이처럼 기반시설은 물론 편의시설 부족에 처해 있지만 투자 확대를 통한 시설 개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국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교수는 중국 기업들이 투자 보장을 위한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북한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을출 교수]

김정은 새 지도부가 얼마나 개방 의지와 실질적인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느냐가 핵심인 거 같고…결국 관건은 김정은 지도부가 중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 또 투자 이행에 대해서 얼마나 전향적인 협력을 하느냐 거기에 따라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을 하죠. 나선지역에 투자한 외국인 사업가가 정전으로 연탄가스에 중독되고 병원 시설이 부족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되돌아 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선택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