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지난달 열린 제1회 라선국제상품전시회를 다녀온 한 유럽인은 박람회장에서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기록한 책이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돼 전시된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의 한 관광객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의 라선특별경제구역에서 열린 제1회 라선국제상품전시회 개막 3일째인 24일 라선전시관을 찾았습니다. 북한의 라선 경제협력회사가 나선시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나선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한 국제전시회장을 방문한 것입니다. 이 관람객은 전자제품, 의약품, 수산물 가공품과 버섯류, 의복 등 전시품을 돌아보던 중 평양의 한 출판사 전시장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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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북한 출판사여서 대부분은 북한말로 된 책을 팔더군요. 의학서, 역사책, 역사소설을 포함해 다양한 소설, 과학서적, 사진, 그리고 만화책 등이었습니다. 무역투자와 관련한 법과 규정을 담은 책만 영어와 북한말 두 가지로 나와 있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김일성 전 국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에 관한 책은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나와있더군요.)
나선시가 북한과 중국이 합작개발하는 특별경제구역으로 승격되면서 처음 개최한 이 국제전시회에는 108개 기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와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고 미국 등 중국 이외의 외국 기업은 15개에 불과하고 중국 기업이 70여 개의 전시장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이 관광객은 전했습니다. 라진담배를 선보인 지린연초공업유한책임공사와 커피를 판매한 아리산고산가비 이외에 중국대북오랑도주식회사와 산동상회 등의 중국 회사입니다.
이 관광객은 책 이외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외국산 자동차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 즉 도이췰란드의 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사와 중국의 자동차 수출입회사인 ‘제일기차집단공사’ 등의 지프자동차, 중장비 자동차 등이 눈에 띄게 많았다는 것입니다.
라선의 투자 전망에 대해 참가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몇 몇 사람이 투자에 비교적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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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참가 기업 중 4분의 1 가량이 이틀만 전시하고 돌아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과 대화는 못했지만 투먼 즉 도문에서 ‘그린애플(Green Apple)’이라는 커피점을 하는 영국인 부부가 라선에 가게를 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상업용 냉장고와 변압기를 생산하는 중국기업은 2010년말부터 약 8개월 가량 라선에서 이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했습니다.)
25일 폐막식에서는 우수 전시 기업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고, 다음날인 26일에는 북한측에서 행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나진항을 돌아보고 어린이공연 관람, 비파지구를 유람하는 일정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