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회주의를 자처하는 북한에서 집과 땅을 비롯한 부동산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화폐개혁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민폐 1만5000위안, 한국 돈 300만원 정도면 최고의 집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좋은 집을 사려면 중국인민폐 20~25만원, 한국 돈으로는 4천만 원 가량이 소요됩니다.
화폐개혁 이전에 비해 집값이 13배 이상 뛰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단순히 집값만이 아닙니다. 청진이나 함흥, 평성시과 같은 큰 도시들에선 역전이나 장마당 주변의 땅값이 한 평당 중국인민폐 2천5백원으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평당 50만원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은 집이나 땅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친척방문을 위해 우리(북한)나라에 온 중국 사람들도 집값이나 땅값을 보고는 너무도 기가 막혀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만 해도 장사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인 ‘혜산시장’ 주변과 역전 량 옆에 위치한 혜산동, 혜흥동 아파트들은 집값이 “중국인민폐로 15만원부터 20만원 사이”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또 장마당 주변이나 역전 주변에 넉넉한 텃밭을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은 그곳에 집을 짓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평당 중국인민폐 2천원을 주고 땅을 판다며 그래도 아직 혜산시는 청진이나 함흥, 평성시보다 땅값이 눅(싼)은 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지금은 땅이라고 생긴 곳은 다 돈 받고 팔수 있다”며 “지어는 협동농장 밭도 공장기업소들에 경작지로 빌려주는 형식을 빌려 암암리에 개인들에게 팔아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습니다.
협동농장 간부들과 농촌경영위원회 간부들에게 돈만 내면 얼마든지 협동농장 밭도 개인이 다룰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개인들이 붙이는 뙈기밭의 경우 한평 당 중국인민폐 2원에서 4원 사이인데 돈 많은 사람들은 이런 땅을 몇 정보씩 사들여서는 땅이 없어 농사를 못 짓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고 있다고 그는 폭로했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 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지금의 김정은 체제가 오래 견디지 못 할 것이라는 돈 많은 사람들의 판단이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면 지금 사들인 집이나 땅이 모두 자기 개인의 소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