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척지 개발해 농경지 확보

북한 정부와 외국의 민간단체가 식량난 해소를 위한 농경지 확보를 목적으로 북한 곳곳에서 간척지 개발 사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위성사진에 찍힌 북한 평안북도 서해안의 대계도(Taegyedo)는 현재 대규모 간척지 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달 중(8월) 대계도 인근에 14km에 달하는 방조제로 바닷물을 막아 8,800 헥타르에 달하는 농경지를 확보했습니다. 또 바다 가운데 있는 작은 섬들도 육지로 연결됐으며, 철산군과 염주군의 해안선도 길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방조제로 바닷물을 막아 만든 대계도의 간척지 중 2천600 헥타르에 이미 벼가 심어져 있으며 매년 많은 양의 식량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대개도의 간척지 사업의 확장은 물론 조개와 바다가재 양식장, 염전 개발도 함께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 밖에도 북한은 평안북도 신도군에 5천500헥타르의 간척지를 만들었으며 평안북도 곽산군에도 간척지 건설을 진행하고 있을 만큼 식량난 극복을 위한 농경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난 달(7월) 초 대계도의 간척지 개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국가적인 관심을 강조하면서 공사에 필요한 자재 공급의 대책을 지시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간척지 개발 사업은 외국의 민간단체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국제 구호단체인 '트라이앵글 제너레이션 휴머니테어(Triangle Generation Humanitaire)도 이달 평양남도 서해안의 간척지에 대한 복구 사업의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트라이앵글 제너레이션 휴머니테어의 알렉산더 데보르트(Alexandre Devort)북한 사업 담당관은 그동안 진행했던 평안북도 온천군 금성리의 간척지 공사로 폐허가 된 땅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변해 14만 명에 달하는 온천군 주민들의 식량 공급에 큰 도움을 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관리 소홀과 기술 부족, 그리고 몇 차례의 큰물 피해를 통해 간척지가 쓸모없게 돼버렸지만 이번 간척지의 복구로 7천여 명의 주민들이 다시 일자리를 얻는 혜택도 받게 됐다고 데보르트 담당관은 덧붙였습니다.

'트라이앵글 제너레이션 휴머니테어'는 2005년에도 황해북도 은율군의 서해안 간척지를 성공적으로 복구한 사례가 있으며 9월부터는 북한의 식량 안보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북한의 위성사진을 연구하는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교의 경제학자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주목할 만한 간척지 건설 사업이 북한의 여러 곳에서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라며 열악한 경제 구조 속에서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한 북한의 숨은 노력이 엿보이는 단면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