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 범죄 드러날까 개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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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개혁개방을 못 하는 것은 수 십 년 간 북한 주민을 탄압하고 역사를 조작해 온 김씨 일가의 범죄행위가 드러나면 정권에 대한 환상이 깨진 주민들이 체제를 붕괴시키려 할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레오니드 페트로프(Leonid Petrov) 한국학 교수는 최근 북한의 변화 움직임을 개혁과 개방의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백두혈통’을 이어받은 3대 세습을 정당화 하기 위해 주체 사상과 선군 정치를 계속할 것라는 말입니다.

페트로프 교수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회견에서 김일성 국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조작해 온 혁명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면 김 제1위원장의 권력기반도 흔들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페트로프 교수: 과거 65년 간 김씨 일가를 중심으로 북한의 당과 군이 주민들에 온갖 포악한 범죄를 저질러 왔습니다. 이러한 할아버지와 아버지 대의 범죄와 거짓으로 꾸며진 조작된 역사가 드러나면 혁명열사의 전통을 이어받은 지도자라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의 환상이 깨집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럴 경우 주민들이 그의 정권의 정당성을 의심하고 체제 전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페트로프 교수는 주민들이 김씨 일가가 북한을 다스리고 있는 타당한 이유 등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김 제1위원장은 엘리트 간에 충성심 경쟁을 부추기며 계속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선군정책과 주체사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미국 문화의 상징인 미키 마우스, 혹은 최근 공개된 김 제1위원장 부인 리설주의 세련된 용모가 북한의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There have been 65 years of tyranny, so many lies and horrible crimes, have been exerted upon NK people… Kim Jong Un cannot open up the country without betraying his predecessors or jeopardizing the foundation of his own rule.

페트로프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체제 유지에 급급해 개혁개방을 미룬다면 북한 주민의 고통과 열악한 사회, 경제적 상황이 악화될 뿐이라며 북한 주민이 스스로 자본과 토지, 수확 작물 등을 관리하는 경제 개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It is regrettable that procrastination and attempts to postponing the reform would protect the agony and poor socio-economic conditions of North Koreans …present something that look like change but without really changing much …

페트로프 교수: 북한은 기후나 토양이 농사에 적합하지 않아 오히려 북한의 풍부한 광물 등 자연자원을 남한에 수출하고 대신 남한으로부터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과 같은 개방된 경제정책이 주민들의 열악한 식량 사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편, 한국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0일 북한의 변화 조짐을 폄하해서는 안 되고 변화로 연결되기를 바라지만 지금 보이는 상황만 갖고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을 내놓았습니다. 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김 제1위원장이 놀이공원을 방문하고 공개 석상에 부인을 동반하는 등 아버지나 할아버지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의 비핵화 등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있기 전에 성급한 북한의 개혁개방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9일 한국을 포함한 일부 언론이 최근 북한의 변화를 ‘개혁개방의 시도’로 해석한 데 대해 북한에 대한 “그릇된 인상을 조성하려는 추악한 목적이 있다"며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