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김정은 제1비서의 경제대국건설 구상에 대해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간부들 속에서는 북한의 경제개혁이 과거 남쪽의 박정희 대통령 식 경제재건을 모방한 것이라는 얘기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경제개혁 의지는 확고하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최단 기간 내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궁극적으로 남한의 경제수준을 따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파견된 강사가 시급기관 간부들을 상대로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강연회 내용은 ‘김정은 식 경제대국건설 구상’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물려준 유산인 사상의 강국, 군사대국을 발판으로 그에 걸 맞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김정은 제1비서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연회에서 전한 내용들을 이야기했습니다.
또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충분히 활용하고, 효율적인 경제관리 체제까지 결합하면 폭풍 같은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며 자립적 기반이 없는 남한의 경제를 따라 앞서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강연에 참석한 간부들이 현 상황에서 경제대국을 논하는 것도 섣부르지만 거기에 ‘김정은 식’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이고 있어 아주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남한경제를 따라 앞서겠다고 말해 스스로 북한 경제의 낙후성을 시인한 것도 놀라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강연을 놓고 함경북도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은 “아직 혈기 왕성한데다 경험이 없다나니 의욕만 높은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전처럼 생활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기만행위일 수도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북한당국이 김정은 제1비서의 ‘새경제관리체계’에 주민들이 신뢰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온갖 선전수단들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별로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주민들 대부분이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해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데 간부들은 ‘새경제관리체계’가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을 모방한 경제재건이라는데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새경제관리체계’가 어떤 이유로 박정희 식 경제개발을 모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위에 있는 간부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즉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