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개혁설… 국제 채권 시장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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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25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 개선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외신이 전해지고 있지만, 이 발표가 국제 시장에서의 북한 채권가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석이 나오고 나오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농민 수확량의 최대 50%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조치를 포함한 대대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채권가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 채권의 거래를 담당하는 영국의 금융중개회사 ‘이그조틱스 사’는 24일 북한의 경제 개혁 개방 정책이 시행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발표 후 바로 북한 채권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그조틱스 사’의 스튜어트 커버 하우스 수석 경제분석 팀장은 북한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긴장과 해소가 반복됨에 따라 국제 투자가들도 기대와 좌절을 반복해오면서 일종의 타성에 젖었다면서 북한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이행되지 않고서는 북한 채권가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커버하우스 : 경제 개혁 개방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발표 후 채권 가격이 상승하기 까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실제로 경제 개혁에 대한 발표가 나고 시행이 되고, 또 시행 후 변화들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때만 투자자들이 북한 채권에 관심을 갖고 더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커버하우스 팀장은 전망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천안함 침몰 사건, 연평도 포격 사태 때에도 이미 비슷한 긴장 상황이 자주 반복됐기 때문에, 채권가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커버 하우스 수석 경제분석 팀장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재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채권의 가격이 북한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로 인해 이미 액면가 미화 1달러당 8-11 센트로 장기간 하한가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증시에의 영향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개혁과 개방이 본격화되면 그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대북 관련주는 물론 지정학적 위험도가 낮아져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획기적인 경제개방 정책을 발표한다면 주가가 반등할 수도 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입니다.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연구원은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대북 관련주는 2010년 이후 3년간 북한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큰 폭으로 하락해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라며 "남북 경협주가 상승하려면 많은 조건이 충족돼야 하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서방 은행에 돈을 빌리려고 발행한 북한 채권의 규모는 8~9억 달러에 달하며 주로 미국과 중국, 유럽 국가가 대부분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