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개혁은 티토식 ‘먹튀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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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새경제관리체계 내용을 두고 온갖 추측과 해석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북한 지식인들과 간부들 속에서 경제개혁의 방식을 두고 이번엔 '찌토(티토)식'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해 본 북한의 ‘새경제관리체계’가 숱한 시비를 낳고 있다고 믿을만한 현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정확한 시행날짜와 시행단위를 놓고도 말들이 많았는데 얼마 전부터는 ‘새경제관리체계’가 한시적인 조치인가, 아닌가를 두고 열띤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새경제관리체계의 실체를 놓고 간부들과 지식인들 속에서 큰 혼란이 일고 있다”며 “혼란의 원인으로 된 것은 최근 내려 온 김정은의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최근에 있은 여러 간부강연들을 통해 김정은 제1비서가 현지시찰 과정에서 내린 지시문들을 종합해 ‘당의 방침해설’이라는 제목으로 전달하고 그를 모든 간부들이 학습하도록 조직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해당 지시문 가운데 “사회주의는 우리 혁명 선열(열사)들이 피바다 속을 헤치면서 찾은 진리이고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사명”이라는 내용과 함께 “사회주의 원칙과 시책들을 철저히 고수하겠다”는 발언들도 있어 회의참가자들이 몹시 혼란스러워 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요즘 들어 새경제관리체계가 찌또(티토)식이라는 말들을 자주 듣게 된다”며 “오히려 간부들이 그런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찌또식은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에 걸쳐 당시 유고슬라비아연방의 요시프 찌토 대통령이 한시적으로 시행했다는 개혁개방 정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일정기간 동안 기업을 사유화 해 외자를 끌어 들였다가 경제토대가 정상수준으로 올라선 다음 외국자본을 모두 내쫓고 기업들을 국유화하는 정책으로 북한 주민들 속에 소개돼왔습니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새경제관리체계를 ‘개혁개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개혁개방은 곧 사회주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경제관리체계가 찌또식 경제정책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역시 사회주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허탈감이 커가고 있다”며 “새경제관리체계를 놓고 너무도 혼란스러워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식층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개혁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없이 헤덤빈다(무모하게 덤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