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집권 후 개혁∙개방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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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집권하면 북한이 개혁과 개방에 나설 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이 집권하면 북한이 과연 경제개혁과 개방에 나설까?” 지난 2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나온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 두 명의 미국인 북한 전문가는 한 목소리로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두 전문가의 전망은 조금 달랐습니다.

먼저 답변에 나선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제관을 살펴보면 실용주의 요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서 섣불리 개혁과 개방에 나서면 북한의 사회주의 자체가 무너진다는 경고까지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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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erstadt

) 김정일 위원장은 인민에게 더 많은 대가를 줄수록 부르주아지 사상, 즉 유산계급 사상이 창궐하게 된다면서 이것은 사회주의의 종말을 가져온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한 가지 개혁에 동의하게 되면 이는 양보를 수반하고 이 양보는 또 수많은 다른 양보들을 가져오게 돼 결국 사회주의가 끝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로 전면에 나선다 해도 북한이 개혁과 개방에 과감히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에 반해 북한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담당관은 현재 북한 관리들이 비록 횟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유럽 등 해외에서 자본주의 경제와 금융에 대해 배우고 있는 모습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내의 지적 개방(intellectual openness) 움직임이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전망입니다.

칼린 전 북한담당관은 또 김정일 위원장의 경제관에 대한 에버스타트 연구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외부세계로부터 뭔가 배울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최근 북한의 구호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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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in

) 북한에서 최근 크게 유행하는 구호 중 하나가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것입니다. 이 구호가 뜻하는 건 외부세계를 잘 관찰해 좋은 것은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세가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합니다.

한편 앞서 김정은의 개혁의지와 관련해 외부로 알려진 중국 선양 주재 미국 영사관 전문에 따르면 대북사업과 관련된 한 거물급 인사는 “김정은이 경제개혁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먼 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