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신세대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도 결혼등록을 미루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의 젊은이들 속에서 결혼식을 마치고서도 결혼 등록은 뒤로 미루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풍조는 일단 같이 살아보고 서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간편하게 이혼하겠다는 북한 젊은이들의 이기적인 계산에 따라 생겨난 풍조라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이혼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있는 까다로운 이혼수속이 낳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황해도 사리원 주민은 “얼마 전 아들이 결혼식을 치렀는데 아이는 3년 후에나 갖기로 하고 결혼 등록도 남들이 하는 것처럼 뒤로 미루었다”며 “같이 살아보고 나서 둘이 맞지 않으면 쉽게 헤어질 것을 염두에 둔 조취(조치)”라고 말해 이혼하게 될 경우에 대비한 것임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하고도 이같이 의도적으로 결혼 등록을 뒤로 미루는 것은 양가 부모들의 뜻과는 관계없이 본인들이 합의해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풍조는 간부층 자제들보다는 서민층에 많이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 등록을 일단 하게 되면 나중에 이혼을 해야 할 경우가 생겨도 이혼 허가를 받기가 매우 어려워 이같이 비정상적인 일이 아무렇지 않게 성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이 모 씨는 “결혼을 하고도 결혼등록을 미루는 사례는 과거에도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비해 최근 이 같은 풍조가 급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본인들의 합의하에 이런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주로 사실 대부분 남성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여성들은 한번 결혼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혼을 생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이에 반해 남성들은 매우 권위주의적이고 이기적인데다가 사회적으로도 남성들의 부도덕에는 특별히 관대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이혼은 거의 대부분 남성들의 요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이혼을 해도 남성들은 대부분 재혼하지만 여성들의 재혼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라면서 “북한 젊은이들이 결혼 등록을 뒤로 미루는 최근의 풍조는 북한에서도 이혼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경직된 북한의 이혼 수속 제도가 이같은 변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나타나는 사회적 부작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