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들 클린턴과 함께 북한 떠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사면 지시로 석방된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이 5일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평양을 떠나 가족들이 사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로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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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여일간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유나 리,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후 즉각 내려진 사면 조치로 자유의 몸이 돼 가족들과 재회하게 됐다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여기자의 가족들은 여기자들이 특별 사면돼 귀환중이라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재회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의 가족들은 현재 미국내 자택에서 가까운 친척, 지인들과 함께 머물며 여기자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서부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유나 리의 남편 마이클 살다테 씨는 4일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아내가 곧 돌아올 것이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Congratulation!)

Saldate: Thank you. I can’t really talk to you right now. I am in a rush. I am so sorry. I got bunch of people over here.

살다테 씨는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과정이나 두 여기자의 구체적인 귀환 일정에 관해서는 언급을 거부하고 말을 아꼈습니다.

역시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는 로라 링의 어머니 매리 왕 씨도 4일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현재 건강이 안 좋아 가족들과 함께 집에 머물며 요양 중이라며 두 여기자의 귀환 일정과 관련해서는 어떤 말도 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라 링 기자의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로스엔젤레스의 정통한 소식통은 가족들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사전에 알았으며, 방북 결과에 긍정적인 기대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르면 5일 새벽(현지 시간) 두 여기자와 함께 평양을 떠나 같은날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할 예정이란 정보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그동안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석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컴퓨터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의 모임 '북한에 억류된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를 제발 도와주세요 (Detained in North Korea: Journalists Laura Ling and Euna Lee, Please Help)’는 이날 수많은 회원들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두 여기자의 석방이 이뤄졌다며 환영의 글들을 올렸습니다.

페이스북 모임의 운영자 브랜든 크리머(Brendan Creamer) 씨는 가족들이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가 귀환한 후 오랜 억류 생활로 약해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여기자들은 귀환한 직후 갖게 될 공식 기자회견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가족과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크리머 씨는 덧붙였습니다.

앞서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의 가족들은 북한 당국에 두 여기자의 사면을 촉구하며 미국 정부가 이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해 줄 것을 호소했었습니다.